벤 윌슨 - <메트로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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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이다.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에 인류 최초의 도시 우르크가 탄생한 이후, 도시와 인류 문명은 같은 궤도를 그리며 발전해 나갔다. 좁은 도시에 모여 활발하게 교류하고 경쟁함에 따라 지식과 창의성이 꽃피었고 기술, 예술,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혁신이 일어났다. 지금의 도시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고 부유하게 번성하고 있지만, 전례 없는 난관에 봉착했다. 대도시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커졌다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 세계의 도시 인구는 약 20만 명이 늘었다. 2025년이면 440개의 도시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도시의 복잡하고 밀집된 생활환경이 인류에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시사한다. <메트로폴리스>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도시 생활의 위험을 대처하고 극복하기 위해 발견한 방법에 관해 서술함으로써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던진다.

    <메트로폴리스>의 저자이자 영국의 젊은 역사 작가인 벤 윌슨은 높게 솟은 마천루나 좁게 들어선 건물 등 단순한 건축 체계로 도시를 설명하지 않고, 다양한 요소와 상호작용하는 일종의 유기체라고 정의한다. 장소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 집단 경험, 인간 군상 등과 연결되어 그 도시만의 독특한 모습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상업, 무역, 예술, 매춘, 위생, 음식, 사교 등 26개 도시를 배경으로 6000년간의 인류 역사가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연대기 순으로 서술되는 도시 역사를 살펴보며, 독자는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다.

    지금도 도시 인구는 늘어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인류는 도시 종족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도시는 항상 인류의 실험실 역할을 맡으며 혁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도시의 다음 과제는 전염병과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과거의 도시가 해당 시대의 과업을 해결한 방법을 읽으며 자신이 속한 시대와 거주하는 도시에 대해 질문을 던져 보기를 바란다. 수천 년의 시간 여행을 통해 도시와 인류 문명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도시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통로가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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