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림 기자
                                                                                                        ©이예림 기자

    지난해 신설된 융합인재학부는 올해 봄학기에 첫 진입생을 맞았다. 본지는 융합인재학부 진입생 2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융합인재학부의 첫 학기가 어떠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융합인재학부에서 첫 학기를 보낸 소감
20학번 하지흔 학우(이하 하): 예상보다 수업 로드가 커서 학기 중에는 힘들었지만, 만족도는 굉장히 높았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능력과 실력이 늘어나는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다. 융합인재학부에 진입하는 큰 선택을 한 번 하고 나니 다른 큰 변화에도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일방적 강의식 수업을 듣고 성적을 위해 공부했다면 한 학기 동안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융합인재학부 진입을 선택한 작년의 나에게 너무나도 감사한다.

20학번 김백호 학우(이하 김): 기존의 다른 학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몇 가지 시스템, 명확한 전공이 없다는 점, 학부 관련 정책 일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 등 걱정되는 부분이 많아 진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그러나 첫 학기를 보내면서 ‘융합인재학부를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을 했다. 수업 로드는 상당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내적으로, 지식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다.

융합인재학부를 선택하게 된 계기
하: 1학년 때 학과 선택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뭘까,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라는 고민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학과 선택 당시 관심 있는 분야가 많았는데, 융합인재학부가 아닌 다른 학과에 진입하여 자칫 삶에 대한 고민 없이 해당 학과의 로드만 따라가다 졸업할까 봐 두려웠고 나 또는 사회에 대한 고민을 강제로라도 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점에서 융합인재학부가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또한, 신설 학과가 가지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하는 학생들은 어떤 학생들일지 궁금했다. 그런 도전적인 사람들과 함께 학부 시절을 보내고 싶었고,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고 싶어 그러한 학생들이 모인 융합인재학부를 선택하게 되었다.

김: 고등학생 때부터 마음 한쪽에 ‘언젠가 가능하다면, 인간의 감정이나 도덕, 행복 같은 추상적 가치를 수치적으로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 하반기에 융합인재학부 학과설명회를 들으면서 ‘어? 이거 잘하면 내가 생각했던 걸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함께 제시되었던 ‘줄 세우기 경쟁에서 벗어난 평가’, ‘책 100권을 함께 읽고 토론하는 수업’ 등이 평소에 바라던 대학의 모습과 많이 겹쳐 보였다.

융합인재학부에서 진행한 특별한 행사나 활동이 있다면?
김: 새로 생긴 학부이다 보니 준비위원회(임시 학생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기획했고, 그중 몇 가지가 실행되었다. 워낙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학우들이 모인 만큼 서로를 알아갈 수 있도록 자신을 소개하는 IP(Interest Presentation), 강독 수업을 위해 같이 책을 읽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BookCafe 등의 행사가 진행되었다.

하: IP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주기적으로 공유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관심사, 자신이 진행한 활동, 개인적으로 한 공부 등 발표 주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종강 직후, 봄학기 마지막 IP 활동에서 방학 계획과 방학 동안 무엇을 공부할 것인지 발표했다. IP 덕분에 방학 계획도 세우고 학우들에게 발표하며 한 번 더 목표를 상기할 수 있었다. 다른 학우들의 관심사를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흥미를 느끼기도 했다.

융합인재학부만의 특별한 제도(전 교과목 S/U, 책 100권 읽기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하: KAIST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융합인재학부가 시범 도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학부생들이 자신의 한계를 짓지 않고 학제 구분 없이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성적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게 하는 S/U 제도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 책 100권 읽기의 경우, 어느 정도 질이 보장된 책으로 꾸준히 견문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힘이 들고, 부담이 있는 제도지만 한 학기 동안 일주일에 한 권꼴로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학문 분야에 대한 지형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인터뷰를 마치며 하지흔 학우는 “어떤 공부를 하든 융합인재학부의 시스템은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융합인재학부라고 해서 융합 연구나 비이공계 진로를 생각하는 사람들만 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생각이나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자신의 능력을 성적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증명하고 싶은 사람들, 자신의 대학 생활을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싶은 사람들은 융합인재학부와 잘 맞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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