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민생 투어 일정 속에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대학원생들과의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의 주 내용은 해당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원생과 산업 종사자들의 고충 수렴이었다.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원자력 에너지 산업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간담회였다. 간담회에는 김지희 한국원자력연구원 노동조합 대외협력부장, 조재완 학우(원자력및양자공학과 박사과정), 구현우 학우(원자력및양자공학과 석사과정) 등이 참석하였다.

    연합뉴스에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장기간 검토와 국민적 합의를 거쳐 진행됐어야 하는 에너지 정책이 너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은 문제”라며 “무리하고 성급한 탈원전 정책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갑작스러운 탈원전 정책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는 청년 연구자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탈원전 정책 때문에 많은 인재가 다른 분야로 빠져나가고 입학 당시 가진 꿈과 희망이 무너지게 돼서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과 조 학우 모두 입을 모아 “원자력 에너지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위험천만한 것이 아니다”, “탄소 중립이 세계적인 트렌드인데 원자력만큼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가 없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하며 원자력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조 학우는 “윤 전 총장이 앞으로의 구체적인 비전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으나 전문적인 이야기가 오가는 데에도 내용에 대한 이해가 굉장히 높았다”라고 전했다. 한 에피소드로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한 학우가 적은 편지를 전달했는데, 그 자리에서 읽고 곧바로 무붕산 원전의 장점에 대해 질문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우리 학교에 방문하기 전에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와의 만남도 가졌는데, 각계각층 전문가들을 만나며 쌓은 배경지식을 토대로 간담회에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언급했다.

    문재인 정부는 수립 이후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정책을 앞세우며 이제까지 전력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원전과 석탄 발전을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친환경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추진해왔다. 조 학우는 “우리 학교 내에서도 진행 중인 연구가 중단되는 경우가 심심치 않고, 특정 분야에 대한 연구비가 의도적으로 축소, 연구비 편성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이 연구주제를 잡고 취업을 준비하는데 많은 혼란이 있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는 원전 핵심 기술을 100% 가까이 국산화했으나 수만 개의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대부분이 현재 가동을 멈추었다. 또 해외 원전에 대한 수출의 경우 우리나라 정부가 다른 해외 경쟁자에 비해 소극적이어서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일례로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에너지 각료회의에 우리나라는 차관급 인사를 보냈다.

    조 학우에게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력및양자공학과에서 연구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했더니 “에너지 빈국인 우리나라가 산업발전을 하는데 원자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우리나라가 원전 강국인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정치에 휘둘리는 연구를 하면서 회의감을 여러 번 느꼈지만, 우리나라와 세계에 에너지 빈곤 문제를 겪는 사람이 없게끔 만들고 싶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답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간담회가 열린 다음 날 자신의 SNS 계정에 우리 학교 학우들과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그들의 사기를 북돋고 각자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조 학우는 “다음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이 정치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과 통계를 근거로 수립될 수 있게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막아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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