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코로나 시대로 접어든 지 어느새 1년이 넘었다. 정말 많은 것이 바뀌고 발전했는데 그중 하나는 배달 문화이다. 지속되는 5인 이상 집합 금지와 식당이나 카페가 감염 위험이 커 최근에는 카페부터 음식점까지 배달이 안 되는 곳이 손에 꼽는다. 혼자 사는 자취생들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집에서도 식자재를 매일 아침 배달시켜 먹을 정도이다. 나에게도 역시 배달은 없으면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이번 학기에 코로나로 혼자 기숙사를 사용하면서 하루 중 가장 큰 고민은 ‘밥 뭐 먹지?’였다. 기숙사다 보니 밥을 직접 해 먹지는 못하고 그렇다고 나가서 먹기는 너무 귀찮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배달 음식 애용했는데 한 번은 처음 시켜 먹는 음식점에서 배달을 주문했다. 30분 정도 기다려서 배달 음식을 받아보니 포장 위에 메모가 하나 있었다. 오늘 하루도 힘내고 맛있게 먹으라는 직접 쓴 포스트잇이었다. 아르바이트생이 아무 생각 없이 쓴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도 기분 좋게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시험공부에 지쳐있던 나에게 작은 행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발전하는 배달 산업과 함께 이처럼 좋은 영향을 줄 때도 있지만 관련한 갈등 또한 너무 많다. 배달시키는 고객, 배달하는 기사, 배달을 보내는 음식점, 이 셋 사이에서 서로서로 갈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사이트에 배달 기사들이 배달 음식을 빼먹는 사진을 올려 문제가 되거나 배달원과 고객 사이에서 말싸움이 생기는 경우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의 경우 배달원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줄을 설치해 배달을 막는 일도 벌어졌다. 지상에서는 오토바이를 타지 못하고 지하에서만 타고 다니라는 아파트 측의 이야기를 무시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고객들과 음식점 사이의 리뷰 전쟁 또한 배달 관련 갈등 중 하나이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안 그래도 삭막해진 사회에서 우리 모두 바쁘고 지쳐있다. 다들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인데 먹는 것에 이렇게 싸우면 더욱 서로가 힘들어질 것이다.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주고 배려한 작은 행동이 기분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배달시켜 먹는 고객의 입장이라면 배달 기사분께 “감사하다”, 기사나 음식점이라면 “맛있게 드세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씩 주고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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