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화학공학과 김유식 교수 연구팀이 내생 레트로바이러스(Endogenous Retrovirus, ERV) RNA를 이중가닥 RNA(dsRNA) 결합 단백질인 스타우펜1(Staufen1)이 안정화하는 기작에 대해 규명했다. 탈메틸화제를 이용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 중 많은 수가 약물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 dsRNA를 안정화하는 중추 단백질을 확립한 사실은 급성골수성백혈병 항암치료가 효과적인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효과적으로 구분해낼 수 있게 한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30일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되었다.

dsRNA 면역반응을 위한 안정성 조절 기작

    dsRNA란 하나의 가닥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RNA 구조와 달리 두 서열이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이중가닥 구조를 띠는 RNA를 의미한다. dsRNA는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할 때 감염된 세포에서 주로 생성되며 RNA 구조에 특이적인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암세포의 내생 ERV RNA를 암호화하는 DNA는 다른 세포들에 비해 더욱 메틸화되어 있다. 데시타빈(decitabine)을 비롯한 탈메틸화제는 프로모터*를 탈메틸화시킴으로써 dsRNA를 만들어내고, 이 dsDNA는 MDA5나 PKR 등의 유형인식수용체**와 결합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해낼 수 있다. 연구팀은 dsRNA 부착 단백질 중 하나인 스타우펜1이 세포질 속 dsRNA를 안정화하는 역할로 작용한다는 점과 스타우펜1과 dsRNA가 결합하여 복합체를 만들 때 비암호화 RNA인 TINCR 또한 독립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스타우펜1이나 TINCR 발현이 억제된 세포에서는 dsRNA가 빠르게 분해되어 유의미한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세포사멸 또한 억제되었다.

스타우펜1의 dsRNA에 대한 안정화 기능 최초 규명

    지금까지는 데시타빈을 처리하였을 때 MDA5에 의한 면역반응이 일어난다는 사실만이 밝혀졌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MDA5를 발현시킨 세포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에 주목했고, dsRNA를 인지하여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MDA5나 PKR 외에 이들을 조절하는 중추 단백질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또한, 스타우펜1에 대한 기존 연구는 대부분 잘못 전사된 RNA를 분해하는 기능에 초점을 두었으나,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스타우펜1이 dsRNA를 안정화하는 기작에 대해 규명해냈다. 이는 상황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특정 RNA에 특이적인 반응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스타우펜1을 통한 환자 맞춤형 치료 가능성

    연구팀은 데시타빈을 비롯한 DNA 탈메틸화제를 투여받은 급성골수성백혈병과 골수이형성증후군 환자 46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골수추출액에서 스타우펜1과 TINCR 발현 정도가 낮은 환자들에게 약물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 양상을 확인했다. 이는 스타우펜1 발현 정도가 항암치료의 효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앞으로 체내 dsRNA의 양을 조절하는 기작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타우펜1 발현을 억제하면 dsRNA 양이 줄어드는 양상이 있기에 dsRNA를 분해하는 단백질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같은 dsRNA 양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인자들을 찾아낸다면 자가면역질환을 비롯한 dsRNA에 의한 다양한 염증반응과 병에 관련된 새로운 시각을 던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프로모터(Promoter)*: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하는 DNA의 특정 부위.
유형인식수용체(Pattern Re-cognition Receptor)**: 세포의 세포막이나 세포질에 존재하는 단백질의 한 종류로 유형인식분자를 인식하여 선천적 면역작용을 매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