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베니니 - <인생은 아름다워>

(주)씨네그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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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0년대 어느 이탈리아 마을, 주인공 귀도 오레피체는 서점을 차릴 꿈을 품고 친구와 함께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다. 그러나 유대인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이곳에서 서점을 차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귀도는 삼촌 엘리세오의 도움을 받아 그가 경영하는 호텔의 웨이터로 일하게 되는데, 특유의 재치 넘치는 성격과 입담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 그러다 그는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교사인 도라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그녀에겐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그러나 우연히 만날 때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그녀를 웃음 짓게 한 귀도는 결국 도라의 마음을 얻어 그녀와 결혼하고, 아들 조슈아까지 얻게 된다.

    귀도가 서점을 차릴 때부터 만연했던 반유대주의는 제2차 세계 대전이 길어지며 더욱 심각해진다. 유대인들은 무차별적으로 수용소로 보내졌고, 조슈아의 다섯 살 생일에 귀도와 조슈아도 그 대상이 된다. 도라는 유대인이 아님에도 자진해 그들을 따라간다. 아직 어린 조슈아를 달래기 위해 귀도는 수용소 생활이 재미있는 게임이라며, 1,000점을 따게 되면 우승하여 진짜 탱크를 얻을 수 있다는 거짓말을 한다. 긴 시간 끝에 드디어 전쟁의 끝이 보이게 되자, 독일군은 증거 인멸을 위해 유대인들을 모두 죽이려 한다. 귀도는 조슈아에게 끝까지 진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그를 숨긴 후 도라를 찾아 나선다.

    제71회 아카데미상 수상식에서 수많은 상에 후보로 지명되고, 남우주연상과 음악상, 외국어 영화상을 거머쥔 <인생은 아름다워>는 90년대 이탈리아 영화를 대표하는 명작이자 블랙 코미디 영화의 걸작으로 꼽힌다.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유쾌한 분위기가 섞여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비극적인 사건을 너무 희극적으로 표현했다는 점, 실제 현실과는 다른 허구적인 요소들이 많다는 점을 비판하는 의견 또한 있었다. 그러나 역사를 신중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표현하였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영화는 어린 날을 회고하는 조슈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이것은 동화처럼 슬프고 놀라우며 행복이 담긴 이야기다.” 그의 말처럼 영화는 동화 같지만,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의 전반부는 귀도가 도라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담은 유쾌한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면, 후반부에는 확연히 어두워진 분위기의 유대인 수용소 생활이 주가 된다. 이러한 이중구조로 인해 영화의 후반부가 상대적으로 더 무겁게 느껴진다. 아들 조슈아를 위해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웃어 보이는 귀도의 모습에서 전쟁이라는 극한적인 상황에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이 돋보인다. 비참한 현실 속 그의 일생이 아름다워 보이는 이유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다룬 이 영화의 제목이 <인생은 아름다워>인 점과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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