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공식적으로 결정했다. 원전 사고 이후 작동이 멈춘 원자로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냉각수가 쓰인다. 또한, 근처 지하수에도 방사성 물질이 스며들어, 사고가 발생한 2011년 이후 현재까지 오염수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140t에 이른다. 도쿄 전력은 2022년이면 저장 탱크가 가득 차기 때문에, 더 이상의 오염수를 저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오염수의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2023년부터 30년 동안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인접 국가와 환경단체에서는 방사성 물질로 인한 인체 내 피폭과 환경 오염의 위험성을 들어, 일본의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핵공감 클라쓰’는, 다수의 원자력 전문가가 원자력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알리고자 만든 모임인 ‘Green Nuke’에서 운영하는 원자력 온라인 강의 채널이다. 지난달 21일에는 ‘[핵공감 클라쓰 제26강, 특별 세션] 후쿠시마 해양방류 어떻게 보는 것이 좋을까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와 후쿠시마 해양방류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정용훈, 최성민 교수와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주한규 교수,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교수가 영상에 참여했다. 참여한 교수 모두 일본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오염수 방류가 미칠 위험성이 매우 적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오염수에 존재하는 핵종은 크게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제거되는 핵종(세슘, 스트론튬 등 대부분의 오염물질)과 다핵종제거설비로 제거되지 않는 핵종(삼중수소, 탄소-14)으로 나눌 수 있다.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를 이용한 1·2차 여과로 대부분의 핵종을 제거하겠다고 밝혔고, 보고서에 따르면 2차 여과 후 대부분의 오염물질이 배출 기준을 충족했다. 또한 다핵종제거설비로 제거되지 않는 물질 중, 삼중수소는 배출기준의 1/40인 1,500Bq/L가 되도록 희석하여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Bq(베크렐)은 방사능의 단위로, 1Bq은 1초에 방사선 1개를 방출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오염수가 우리나라 연안에 도달했을 시, 삼중수소가 배출 기준의 약 1조분의 1로 희석되므로 연간 피폭선량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탄소-14는 방사능 위해도가 상대적으로 적어, 다른 여과 없이도 배출 기준을 충족한다. 따라서 도쿄 전력 보고서의 신뢰성이 보장된다면, 여과와 희석 후 우리나라에 도달한 오염수의 위험성은 매우 적다.

    정용훈 교수는 모든 핵종의 양 자체가 미미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에도 우리 해역에 농도 변화가 없었는데, 저장 탱크에 보유 중인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당시 방출량의 1/1,000보다 적고, 추가로 2차 여과를 거칠 것이기 때문에, 우리 해역에 끼치는 위험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다핵종제거설비에서 걸러지지 않아 논란이 되는 삼중수소에 대해서는, 총 삼중수소의 양이 동해의 연간 강수량에 포함된 삼중수소의 양과 같을 정도로 매우 적고, 배출 후 수십 km만 이동해도, 농도가 1Bq/L 이하로 낮아지며, 이는 우리나라 강물의 자연적인 삼중수소 농도와 같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그 위험성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최성민 교수는 이에 덧붙여 정화된 오염수 1리터 섭취에 의한 피폭선량은 커피 한 잔에 들어 있는 자연 방사능 칼륨-40에 의한 피폭선량의 1/3 수준이라 후쿠시마 해양방류에 의한 실질적인 위험성은 매우 적다고 강조하였다. 영상 말미에서 교수들은 도쿄 전력 발표의 정확성과 오염 물질 제거과정의 일관성에 대한 꾸준한 조사가 필요할 뿐, 검증되지 않은 사실로 인한 불안감과 공포는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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