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팔로우하고 있는 웹툰 작가 중 한 분이 SNS에 글을 올렸다. 자신이 연재하고 있는 웹툰의 조회수가 정식 연재사이트에서는 약 60만 뷰였는데, 한 불법사이트에서 그 작품이 77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편을 대여하는데 200원을 지불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작가와 연재 플랫폼은 약 1억 5천만원어치의 손해를 본 것이 된다. 몇 개의 불법 사이트가 자신의 웹툰을 불법으로 업로드하고 있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작가는 절망스러워 했다.

    부끄럽지만, 사실 이 논란에서 나는 완벽히 결백한 입장이 아니다. 어렸을 때의 나는 문화 콘텐츠에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편이었다. 만화카페에서 다 보지 못한 만화의 다음 권을 찾아보기 위해, 혹은 보고 싶은 영화를 볼 때 공짜라는 이유로, 편하다는 이유로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을 검색했던 적이 여러 번이다. 어느 플랫폼에서 연재하는지도 모르는 웹툰을 수상한 광고가 덕지덕지 붙어있던 사이트에서 한참을 봤던 기억이 있다. 잘못을 인지한 후의 행동이 중요한 법이라지만, 그 당시 내가 했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정당화할 생각은 없다.

    현재 나는 영화 스트리밍 사이트를 구독하고 있으며, 따로 보고 싶은 영화는 파일을 구할 수 있더라도 반드시 구매해서 본다. 응원하고 싶은 웹툰 작가의 작품은 모두 유료 회차를 대여하고 가끔은 전권을 소장해서 보기도 한다. 이전부터 해야만 했던 당연한 행동이고, 이 행동들이 예전에 내가 했던 일의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응원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이 문제로 더 이상 불행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불법사이트를 검색해 연재 플랫폼에 신고하고 있다.

    불법 사이트에서 웹툰을 감상했을 때 작가가 수입을 벌 수 없다는 사실은 단편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정식 사이트에서 조회수가 집계되지 않으므로 고료, 연재 지속, 차기작 등의 향후 작가의 대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웹툰 시장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대부분의 불법 웹툰 업로드 사이트는 웹툰을 도박 및 포르노와 불법촬영물 등의 배너를 누르기 위한 미끼로 사용된다. 이 곳에서 웹툰을 보는 것은 무료라는 이름으로 가하는 폭력이다. 신속히 저작권에 대한 법률이 강화되고 플랫폼의 대처가 강화되고 독자들의 인식이 바뀌길 바란다. 콘텐츠 제작자가 자신의 작품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대가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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