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충격과 함께한 시간이었다. 백신이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시작하지만,  빨라도 가을을 지나서야 집단 면역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올해에도 학부 수업을 비대면으로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감염을 막기위한 거리두기, 자가격리로 인해 우리는 물리적인 이동을 제약받고 있으며 친구와 교류하지 못하고, 가족과도 자유롭게 볼 수 없으며, 교수와 학생이 대면으로 대화할 수 없는 단절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감염병으로 인한 단절을 극복하고 서로 소통하고 연결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학생들이 없는 교정은 텅 비어 있지만,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하여 교수와 학생은 랜선을 통해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였다.  갑작스런 비대면 수업의 도입으로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학교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위한 교수들의 콘텐츠 개발을 통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대처하였다고 평가한다. 학생사회도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할 수 없게 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본지에서 실시한 총학생회 활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총학생회가 전대미문의 비상상황 속에서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하였다. 비대면 수업 등 당면 이슈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에 전달하고, 학생의 관점에서 유용한 정책대안들을 학교에 제시하는 등 효과적으로 제 역할을 해냈다.

 학교는 개교 50주년을 맞이하여 해외 유수의 대학 총장들을 초청하여 KAIST Summit을 개최하고, 전세계적 위기 속에서 대학의 책임과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토론하였다. 학생들은 ‘선구자 2071’이라는 국제학생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환경위기, 감염병의 확산,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과 경제 등을 주제로 50년 뒤의 세계에 대해 치열한 토론을 전개하였다. 대면으로 만나서 소통할 수 있었다면 더 큰 소득이 있었겠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단절된 상황을 극복하고 연결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려는 소중한 시도들이다.

 올해 당선된 대학원 총학생회 최동혁 회장은 연결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단절된 상황 속에서 서로 연계하고자 하는 자발적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을 환영한다. 물리적으로 단절된 비대면 캠퍼스에는 직접적인 교감을 필요로 하는 공연 등 문화행사가 사라지고,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외에 체류중인 유학생들은 단절과 소외의 감정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작년 한해 학교에 오지 못한 2020년도 신입생들은 카이스트신문의 지면을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다른 학교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캠퍼스에 없는 독자들과의 접점을 찾고, 비대면 상황에서도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중이다. 서로 소통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학생사회의 노력, 학교 당국의 정책이 코로나19와 함께 해야할 올 한해를 보다 살만한 한해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