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카이스트신문에 들어온 건 우연한 계기에서였습니다. 당시 융합기초학부 설립을 두고 학내에 큰 논란이 일었던 2018년 말, 학부 설명회에 취재를 나온 기자님을 우연히 뵀습니다. 설명회가 끝나고 학부 설립추진단장님과 인터뷰를 하시던 모습을 보며 참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터뷰하는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2019년 봄학기에 신문사에 수습기자로 입사했고, 지난 2년간 취재부 정기자와 취재부장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신문사 면접에서 합격했던 그 날의 기억이 잊히지 않습니다. 합격 통보를 받고 너무 기뻤던 나머지 “부족하지만 먼저 입사하신 분들께 배우며 ‘훌륭한 기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나름의 각오를 담아 답장을 보냈습니다. 실수를 깨닫고서 괜스레 마음 졸였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젠 신문사 활동도 어언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전 아직 배울 게 많은 ‘새내기 기자’입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맞춤법을 틀리는 때도 있고, 기사를 구성하거나 취재하면서 크고 작은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열심히 썼던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때도 종종 있습니다. 아직 부족함을 알기에, 앞으로 1년간 편집장으로서의 활동이 설레면서도 걱정이 앞섭니다.

 지난 한 달간, 편집장인 제게 주어진 임무와 역할을 생각해보았습니다. 편집장은 격주로 발행되는 카이스트신문의 책임자입니다. 동시에, 다른 기자님들과 함께 신문사를 더 민주적인 곳으로 만들어가야 할 리더이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학교 언론기구의 장으로서 교내 구성원과 늘 열린 마음으로 소통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편집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훌륭한 기사를 쓰는 것, 그리고 기자님들이 좋은 기사를 맘껏 쓸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으로 귀결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21년 첫 신문 발행을 앞둔 지금, ‘훌륭한 기사’는 과연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해봅니다. 어쩌면 기자로서 좋은 기사를 쓴다는 건 성취해야 할 목적이 아닌, 늘 추구해야 할 하나의 이정표가 아닐까요? 본인의 성과에 자만하지도, 실수에 좌절하지도 말되, 다만 그런 경험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배우고자 하는 것. 어딘가 어설프지만 열정만은 가득했던 수습기자 시절 저의 모습처럼 말입니다.

 신문사에 입사하던 그때의 마음으로 편집장 업무를 수행해나가고자 합니다. 늘 열린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겸손한 마음으로 배우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기자님들이 ‘훌륭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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