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 올해도 약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이는 3년간의 신문사 생활을 끝맺을 때가 되었음을 뜻한다. 첫 기사를 쓸 때만 해도 마지막은 뭔가 특별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기사의 초고를 완성한 지금 주마등이 스쳐 가거나 황홀한 음악이 들리기는커녕 멍하기만 하다. 
 신문사에 막 들어온 새내기 시절, 기숙사에 비치된 카이스트신문은 ‘멋있었다’. 학교의 크고 작은 소식부터 다양한 연구 활동을 소개하는 기사들을 보며 나도 저렇게 좋은 글을 신문에 싣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내 글에는 고칠 점이 너무나 많다.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런 글은 결국 쓰지 못했지만, 42개의 신문을 무사히 만들어낸 것도 작은 성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2주마다 다가오는 마감 일정은 익숙해지지 않았다. 신문 하나를 끝내기 무섭게 다음 신문에 실을 기사 아이템을 정해야 했고, 시간이 급박할수록 걱정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 적어도 마감 3일 전에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마감 내에 기사를 못 쓸까 걱정하다 뭐라도 끄적여보고,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답답해하다 어떻게든 끝내는 일. 이 과정이 매 신문의 작업 방식이었다. 그런 내가 484호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앞에서 나를 끌고 가 준 신문사의 인연들 덕분이다. 이름을 하나하나 적기에는 공간이 부족하지만, 이 공간을 빌어 정말 감사했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신문사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 덕분에 지난 3년은 배움의 기회였고, 미소 지으며 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바뀐 업무환경에도 꿋꿋이 일 년간 신문을 책임졌던 모두에게 감사하다. 또 신문사에 남아 내년에도 학교의 소식을 바쁘게 전할 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건넨다. 신문사 생활의 끝에 찍은 마침표처럼, 모두 2020년의 끝에서도 행복하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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