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명) Simple visualized readout of suppressed coffee ring patterns for rapid ... - 'Biosensors & Bioelectronics'

 생명과학과 정현정 교수 연구팀이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병원균을 현장에서 육안으로 신속하고 정확히 검출하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9월 6일 <바이오센서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링 패턴 활용한 감염성 병원균 감별
 최근 코로나19 이외에도 다양한 감염병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감염병 대규모 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때와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원하는 현장에서 즉시 감염증을 진단하기 위한 기술이 특히 주목 받고 있다. 현재는 정확도가 높은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검사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고가의 인프라를 갖춘 의료시설에 검체를 보내야 한다. 그리고 역전사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는 보내진 검체에서 바이러스 속 핵산의 양을 증폭하는 과정 등이 추가로 필요해 6시간 이상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국내외 학계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의료시설 접근이 어려운 현장에서도 간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여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커피링 효과(Coffee Ring)를 활용했다. 커피링 효과란 사물 표면에 떨어진 커피 방울이 증발하면서 특징적인 링 모양이 생기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 효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온에서 육안으로 병원균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감별할 수 있고, 고감도 검출이 가능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i-CoRi, Isothermal Coffee Ring Assay)을 개발했다.

증폭 기술로 커피링 효과 극대화해
 우선 연구팀은 커피와 비슷하게 얼룩을 남기는 콜로이드 용액*을 기판 표면에 떨어뜨려 커피링 패턴을 유도했다. 콜로이드 용액이 기판 표면에서 증발할 때 표면장력과 모세관 운동에 따라 미세 입자들이 용액 방울의 바깥쪽으로 이동해 특징적인 고리 모양 패턴을 형성한다. 이때 검진하고자 하는 표적 유전자 물질이 용액에 섞일 경우, 여러 미세 입자에서 유전자 물질을 선택적으로 인식해 입자-핵산 물질 간 상호 응축을 유도하면서 링 패턴을 억제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링 패턴의 발현 여부를 이용해 병원균을 감별했다. 또한, 커피링 현상에 회전 환 증폭(Rolling Circle Amplification) 기반의 등온 증폭 기술을 융합해 긴 단일 가닥의 표적 DNA 물질이 직경 0.1~10μm 가량의 크기로 응축되도록 효과를 극대화했다. 이어 기존의 현장 진단 키트가 검사할 수 있는 약 1,000분의 1배 이하의 젭토몰농도**(zeptoM)  범위에서도 병원균 표적 물질을 육안으로 검출하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장치를 통해 기록과 판독이 모두 가능하도록 했다.

육안 검진 가능한 진단 키트 제작해
 연구팀이 개발한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 기술은 높은 선택성과 민감도를 지니고 있어 유전자상 2개 염기의 차이까지도 구별할 수 있다. 실제로 메티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과 항생제 내성 유전자(mecA)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30분만에 검체 속 바이러스 존재 유무와 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동 판독을 위한 진단 키트로 활용하기 위해 미세 입자에 의해 나타나는 공간 패턴의 이미지를 판독하는 알고리즘을 정립했고, 이를 통해 육안으로도 감염 여부를 판별하는데 성공했다.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진단 키트는 진료소나 클리닉 등에서 병상 분석을 위해서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전했다. 이어 “커피링 등온 유전자 검출법을 현재 코로나19를 진단하는데 적용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추후 연구 계획을 밝혔다.
 

 

콜로이드 용액*
직경이 10-5㎝에서 10-7㎝인 비교적 큰 입자가 용매에 퍼져 있는 용액이며 교질이라고 부르기도 함.

젭토몰농도**
젭토는 10-21을 뜻하는 접두어. 1 젭토몰농도는 용액 10cc에 분자 6개가 존재하는 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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