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옛날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들어온 말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 눈치를 너무 본다’, 조금 더 나아가 ‘창의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마냥 맞는 말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떤 상황을 얘기하는 것인지는 알 것 같습니다. 당장 저만 해도 조용한 강의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엔 부담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은 조용한데 제가 나서기엔 너무 ‘까부는 것’이 아닌지 내심 걱정됩니다. 질문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많아서, 잘못된 답을 말하는 것도 조금 부끄럽기에 가만히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남 눈치를 많이 본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살다 보면 종종 ‘쟤는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고요한 강의실에서 유별나게 필요 이상의 반응을 보이거나, 대부분이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경우를 예시로 들 수 있겠습니다.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다는 생각을 무심코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런 생각을 아직 가지고 있는 반면, 이 세상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쉬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스트리밍 등의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과거와 달리 누구나 컨텐츠의 생산자가 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생각이나 의견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웹툰이나 유튜브같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뽐낼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의 상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늘어날수록, 대중들의 눈도 늘어납니다. 컨텐츠 생산자 입장에서도 자칫하면 너무 튀는 것은 아닌지, 대중의 눈길에 반하는 방향성을 취한 것은 아닌지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사람들은 누군가 선을 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보고 있습니다. 최근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컨텐츠들, 다양한 방향으로 뻗을 수 있는 표현들이 차가운 시선 속에서 기세가 꺾였던 안타까운 사례가 심심찮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시대의 발전에 따라 창의적인 컨텐츠, 다양성이 넘치는 표현력의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타인이 우리와 달라지는 것을 우리의 기준 속으로 끌어당기지 말고, 우리 자신부터 타인과 다를 수 있도록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의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할 세상을 만들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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