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총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면서 제17대 총장 선출에 대비한 학내의 총장 후보 선출과정이 본격화 되었다. 교수협의회와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사회에 추천한 후보가 총장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총추위 활동의 한계를 강조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학내 구성원들이 총장 후보에 대한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그동안 논의되었던 우리 학교의 발전방향에 대한 다양한 시각들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올해의 차기 총장 선출과정에서는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통해 이들 발전방안을 현실에서 내실있게 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고민들이 활발히 오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난 17일에 개최된 제17대 총장 후보 소견발표 및 토론회에서 김정호 교수, 이혁모 교수, 임용택 교수 등 3인의 후보들은 KAIST가 글로벌 선도대학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연구와 교육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각 후보가 목표 달성을 위해 강조한 부분은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이들 후보들이 제시한 청사진을 종합해 보면 재정 확충을 통한 연구역량의 강화, 창의적이고 협업에 능한 미래형 인재 육성,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대학원생의 처우 개선, 교수 인사제도 개선 등 그동안 학내외에서 논의되어온 우리학교의 발전방향을 망라하고 있다. 이들 발전방안이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새롭게 제시된 것이 아니며, 이들 발전방안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공감대 또한 어느정도 형성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후보들이 제시한 다양한 사안들 중에서 어떤 부분이 더욱 중요하며, 실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논의를 집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학교는 그간 꾸준히 연구재정 확충과 대학원생 처우개선에 애써 왔으며 아직 부족하지만 국내외 대학들과 비교할 때 나름의 성과를 거두어 왔다고 자평할 수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과 기부금을 통해 연구여건을 개선해 왔고, 대학원생의 연구활동 지원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온 만큼 차기 총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발전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들 분야와 비교할 때 창의적이고 사회적 감수성을 가진 미래형 인재육성이라는 목표는 아직 추상적인 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의에는 공감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 우리 학교는 학과 정원의 벽을 허물고, 부전공을 장려하여 융합인재를 육성하는 등 학부생 교육에 꾸준히 투자해 왔지만, 미래형 인재육성의 측면에서 여전히 미흡한 면이 많다. 융합기초학부는 융합교육이라는 참신한 문제의식과 현 집행부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학생들의 호응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차기 총장후보들도 인공지능학부 설치 등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교육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채택되어 온 정책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 평가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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