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학기에 이어 이번 가을학기도 비대면 개강이 이뤄졌다. 지난 학기는 갑작스러운 수업 정책의 변화로 모두가 혼란스러웠던 과도기였지만, 온라인 강의가 점차 익숙해지며 학생들 사이에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자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본지는 새로운 강의 환경에 놓인 교수자의 이야기를 듣고자 인문사회과학부 이승욱 교수, 전산학부 류석영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업 진행 방식을 어떻게 바꿨는지
이 교수(이하 이): 매 학기 개설하는 ‘현대 중국의 이해’ 강의를 비롯해 4개 강의를 번갈아 맡고 있다. 이 중 ‘도시·지역 개발의 이해’ 강의는 학생들이 한 도시를 사례로 하여 개인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수업이다. 수강생들은 연구주제 제안서를 제출한 후, 교수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연구 프로젝트 중간발표를 진행한다. 교수와 조교, 학생들이 각 학생의 발표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면, 이를 반영하여 최종 에세이를 작성한다. 지난 봄학기엔 해당 수업을 실시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자 기존의 ‘제안서 제출 – 중간발표 – 최종 에세이 작성’의 세 단계 중 중간발표를 생략하고 간단히 자신의 연구주제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만을 가졌다.
류 교수(이하 류): 매 학기 전산학부 필수 교과목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고 있다. 터만홀에서 진행되는 수강생 150~200명 정도의 대형 강의이지만, 질의응답이 활발한 수업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수업이 어려워진 지난 봄학기에는 모든 수업을 미리 녹화해서 유튜브에 올린 후 수업 시간에 맞춰 공개했다. 1시간 15분 강의를 셋으로 나눠 각 강의 중간에 출석 확인을 위한 내용 요약을 제출하도록 했고, 학생들이 수업을 지나치게 미루지 않도록 일주일 후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번 학기에는 강의 영상을 미리 본 후 내용 요약이나 질문을 제출하도록 하고, 1~2주에 한 번씩 질문을 선별해 대답하고 실시간으로 질의응답 하는 Q&A 수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힘든 점이 있었는지
이: 수업은 교수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이 아닌, 강의자와 학생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완성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온라인 수업 환경은 원활한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학생들의 얼굴이 화면에 보이기는 하지만 반응을 읽기 어렵다 보니 교수 단방향의 강의 위주로 진행되었던 것 같다.
기존에는 오피스 아워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수업에 대해 질문하거나 에세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비대면이다 보니 오피스 아워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었다. 별도의 시간을 잡아 Zoom을 통해 학생들을 만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이를 요청하는데 생각보다 큰 부담을 느낀 것 같다.
기술적인 문제로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지난주 수업에서는 음성과 화면 사이에 지연이 있어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었다. 상황이 나아진다면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다.
류: 학생들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볼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그나마 학생들이 Piazza를 사용해 질의응답에 활발히 참여해 주어서 다행이다. 한편 학생들이 수업 중 놓쳤거나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용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었다. 현 상황으로 인한 수업 운영 형태의 제약이 사라진다면 동영상 강의 시청과 실시간 Q&A 수업을 병행하여 진행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온라인 수업 이후 학생들의 수업 성취도와 집중도는 어땠는지
이: 온라인 수업을 하며 학생들의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어쩌면 온라인 수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지 않나 싶다. 학생들의 적극적인 질문, 코멘트 등의 참여가 온라인 수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류: 지난 봄학기 전체 학생의 평균 GPA는 꽤 상승했지만, 휴학생 수는 증가했다. 학생 개개인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수업 성취도나 집중도의 영향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수업으로 하루 일정의 자유도가 높아졌겠지만, 규칙적인 생활, 체력 및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써주기를 바란다.

학생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이: 지난 봄학기부터 학생들이 없는 캠퍼스에서 지내며 대학이 어떤 공간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캠퍼스의 1년은 신입생 입학, 딸기파티, 시험 기간, 축제 등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과 존재로 채워지기에 학생들의 부재가 주는 공허함이 생각보다 큰 것 같다. 모든 학생이 지치고 힘들겠지만, 특히 20학번 새내기들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모두 캠퍼스로 건강하게 돌아오게 되면 서로를 더 배려하면서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류: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가 끝을 알 수 없이 길어지면서, 모두에게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지속되고 있다. 작은 일에도 불편하고 언짢아질 수 있지만,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쌓아가길 바란다. 또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 밝은 기운을 나눠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