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몽 어스(Among Us)라는 게임이 유행입니다.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인기 게임 상위권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있으며, 모바일로는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어 엄청난 유저 수를 자랑합니다. 이 어몽 어스라는 게임은 흔히 알고 있는 마피아 게임과 유사합니다. 게임 제목처럼 ‘우리들 중에’ 숨어있는 임포스터를 크루원들이 찾아내 투표를 통해 배제하면 크루원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있어서, 회의를 통해 그 요소들을 종합한 추리가 중심입니다. 하지만 마피아게임이 그렇듯, 막무가내로 범인을 지목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흔히 말하는 ‘정치질’로 한 사람을 몰아가는 것도 가능합니다. 확실한 동선을 말하지 못하거나, 말꼬투리가 잡히면 투표에서 일단 한번 죽여보자는 의견이 모여 억울한 시민이 게임에서 배제되기도 합니다.
 본래 어몽 어스는 각자가 가진 한정된 정보의 허점을 파고 들어 속고 속이는 재미가 있는 게임이라, 한 사람을 겨냥해 억울하게 배제하더라도 “아, 임포스터가 아니었네?”하고 넘기는 게 가능합니다. 배신감에 깜짝 놀랄 수는 있겠지만, 그 또한 게임의 재미니까요. 하지만 게임을 하며 이런저런 반전과 스릴에 웃고 있다가도 슬쩍 현실 생각이 나곤 합니다.
 인터넷을 보다 보면 화가 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한정된 정보, 혹은 편집된 정보만을 보면서 특정 대상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붓기도 합니다. 여론을 형성해 이른바 ‘박제’까지 해버립니다. 어몽 어스에서 투표로 한 명을 선정한 것처럼 말이죠. 나중에 사실이 어떻게 밝혀지든,  게임에서 크루원을 잘못 죽였을 때보다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미 다른 비난 대상이 있어, 무색할 정도로 관심이 모이지 않기도 합니다.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한 대상은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에서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추리는 위험합니다. 한정된 정보 사이에서 한 마디씩 거들다 보면, 어느새 사실과는 다른 여론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최근 우리가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이성적으로 다가갔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의 생각, 다른 사람들의 말, 그리고 사실을 냉정히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 중에’ 있던 임포스터가 어느새 ‘우리들 모두’가 되어있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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