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유독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매년 여름에 찾아오는 장마지만, 올해는 장마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날씨가 갠 것 같아 기숙사를 나섰다가,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에 옷이랑 신발을 적시기 일쑤입니다. 매일매일 흐린 날씨에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니, 맑은 하늘을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비가 이렇게 쏟아져 내릴 것이라면 더위라도 빼앗아 갔음 좋을 텐데, 덥고 습하기만 합니다. 마치 스콜이 쏟아져 내리는 열대 지방에 온 것 같습니다.
장마 기간이 오래 지속된 것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요소지만, 비가 내릴 때마다 폭우가 쏟아진 것도 문제였습니다. 폭우로 인한 사상자가 수십 명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사태입니다. 대전에서도 침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상당했습니다.
뉴스를 보다 보면 배수 시설의 문제 때문에 침수 피해가 일어난 경우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빌딩이나 아파트의 배수 시설부터 시작해, 도시 규모의 배수 시스템까지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어떤 경우는, 배수 시스템의 약점을 알고 있지만 개선 계획만 세워 두고 미처 실행하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홍수로 인한 피해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니, 장마철을 앞두고 전반적인 토목 시설을 정비했다면 피해를 조금 더 막아낼 수 있었을지 모릅니다.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몇 주 전부터 일본, 중국에서도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던 만큼, 늦은 대처가 더욱 아쉽습니다.
또 다른 재해인 코로나19 사태도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꾸준히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고, 집단 감염 사례도 자주 들려오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지난 봄학기에 이어 가을학기 비대면 강의를 결정했습니다.
지난 봄학기 비대면 강의를 진행할 때, 모두가 처음 가보는 길이었기에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과 학생 사이, 학생과 교수 사이 등 소통 문제가 생기거나, 학교 측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 약점들을 토대로 삼아 가을학기에는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비가 내리는 것은 처음이 아니고, 앞으로도 있을 일입니다. 전염병의 위협 또한 과거에도 있어왔고, 미래에도 또 다른 명칭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 모든 상황을 경험으로 삼아 앞으로 더 잘 대처할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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