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글쓰기가 무섭다. 구체적으로 덧붙이면, 글을 시작하기가 두렵다. 글을 쓰려고 마음먹어도 첫 문장부터 힘들다. 아니, 첫 글자조차 버겁다.

기사 마감일이 다가오면 하루 날을 잡고 아침부터 ‘이것저것’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그 ‘이것저것’은 대체로 첫 문장을 의미한다. 첫 문장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는 시간이 그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쓰다가 힘들면 웹툰 보고, 짜증나면 노래 부르고, 졸리면 다른 기자와 수다를 떨며 첫 문장과 문단을 꾸역꾸역 완성한다. 그 후부터는 일사천리다.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던 창밖이 어둑해질 즈음, 기자에게는 황금 같은 첫 문장과 기사가 완성된다.

기자가 첫 문장 쓰기를 이처럼 고민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지는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첫 문장은 독자를 이끄는 첫머리다. 기자의 주제를 담고 있어야 하며, 독자의 흥미를 돋우는 적절한 자극성도 필요하다. 첫 문장이 힘차면 기사 전체에도 힘이 넘친다. 그래서 좋은 첫 문장은 좋은 기사로 가는 왕도다.

기자는 매번 힘 있는 문장을 쓰려고 노력한다. 이번 기자수첩의 첫 문장도 많이 고민했는데, 제법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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