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2011년을 떠나보내고, ‘기회’의 2012년을 보내기를 기대했지만 후유증은 여전했다. 4월에 한 학우의 자살로 ‘4월 사태’에 대한 우려가 나왔고, 서남표 총장 거취 문제를 두고 교수사회와 학교본부의 대립은 계속 되었다. 특허 공방으로 인해 학교 본부와 교협은 첨예하게 대립하다 못해 결국 고소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 10월에 서 총장이 자진 사임서를 제출하고 이사회가 이를 수리하면서 마침내 이 갈등도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학내에는 여러 새로운 변화가 있었다. 학내 식당 대폭 교체 및 신규 입점이 이루어졌고, 새로운 교수 학습법 Education 3.0이 시범 운영되었고, KAMF 개최도 있었다. 2011년 못지않게 다사다난했던 2012년은 그렇게 저물었다.

 

[1] 서남표 총장 사임서 제출

▲ 서 총장의 사임서를 기자들에게 보여주는 오명 이사장(좌), 서남표 총장(우)

지난 10월 25일에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서 총장이 제출한 사임서가 최종 수리되었다. 1년 넘게 이어진 서 총장 거취 문제가 오는 23일 자로 사퇴하는 것으로 마침내 결정이 났다.
서 총장의 사퇴시기가 확정되면서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와 교수협의회(이하 교협)는 이를 수용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총동문회는 서 총장의 자진 사퇴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또한 총학과 교협은 서 총장의 퇴임을 시작으로 더욱 투명한 이사회의 운영과 동시에 총장 선출에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후임 총장 선임을 위한 절차도 진행되었다. 초빙공고를 통해 지원자를 공모했고, 총장후보선임위원회에서 3명을 간추려 이사회에 추천했다.

 

[2] ‘용퇴 촉구’ 학우, 교수 시위

▲ 학우들이 총장의 사퇴를 외치고 있다 /양현우 기자

학우와 교수 사회에서 서남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지만 서남표 총장의 거취 문제는 좀처럼 매듭이 지어지지 않았다. 이에 일부 학우는 서 총장의 퇴임을 요구하는 자발적 모임을 꾸려 다양한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5월 21일에는 학우들이 나서서 본관 앞에서 공부를 하는 독특한 형식의 시위를 했다. 9월 6일에는 유명 인디 밴드들을 초대해 축제형 시위 ‘애니웨-이 굳나이트 크럽’를 기획해, 학교 본부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정작 학우들의 참여가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교수 사회에서도 직접적 움직임을 보였다. 5월 8일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길거리 행진을 한 뒤 본관 앞에서 서 총장 퇴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3] 학우 자살, 4월 사태 그림자

▲ 미르관 현장에 김 학우를 추모하는 꽃이 놓여있다 /손하늘 기자

4월 17일 한 학우가 2장의 유서를 남긴 채 기숙사에서 투신했다. 2011년에 잇따른 학우들의 자살로 학교가 발칵 뒤집어진지 1년 만이었다. 4월 사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언론은 일제히 소식을 전했고, 사회적으로 또 한번 관심이 우리 학교에 집중되었다. 학내 커뮤니티에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학우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고, 18일부터 교양분관 앞 분향소가 설치되었다.
한편, 학교 본부는 ‘4월 사태’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했다. 당일 오전 8시에 서남표 전 총장이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소집한 것을 시작으로, 교학부총장, 학생지원본부장, 학생생활처장, 학생부장, 상담센터장, 학생대표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팀을 꾸렸으며, 두 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수습 대책 마련에 나섰다.

 

[4] 학교본부, 교협 관계자 등 4명 고소

▲ 학교본부 측 이성희 변호사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 양현우 기자

서남표 총장이 교수협의회 관계자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서 총장과 교협 특허공방이 결국 고소사태까지 번졌다. 서 총장은 3월 17일에 교협 의장, 교협 총무, 박윤식 교수(특허 원발명자) 등 4명을 피고소인으로, 둔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특허공방은 교협이 2월 23일에 모바일 하버 관련 특허 해상부유물의 동요방지장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다. 교협은 이 특허의 서류상의 발명자가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2년 넘게 원 발명자인 박윤식 교수가 아니라 서 총장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이를 아무도 몰랐던 점을 지적했다. 이에 학교본부는 포털을 통해 해명했고, 교협이 계속 의문을 제기하면서 결국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특허공방이 벌어졌다. 결국 11월 29일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고소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5] 대선 후보들 우리 학교 방문

▲ 우리 학교를 방문한 세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한연승 기자

대선 열기에 한창 뜨거웠던 10월에 유력대선 후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당시 무소속 후보가 우리 학교를 방문했고,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덕연구단지를 방문했다. 세 후보 모두 치열한 대선 행보 중에 과학기술계의 거점을 찾아 각자 과학기술계의 정책과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10월 8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우리 학교를 방문해 ‘젊은 과학인과의 만남’이라는 시간을 가져 10명의 과학기술인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10월 10일 대덕연구단지를 방문해 과학기술인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같은 날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우리 학교를 찾아 ‘과학기술과의 소통’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강연은 500여 명의 학우가 참석했으며, 2층 강의실에서 강의를 생중계로 방영하는 등 학내외로 많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6] 학내 식당 대폭 교체

▲ 지난 10월에 개점한 롯데리아에서 학우들이 주문하고 있다 /한연승 기자

지난해 여름을 끝으로 학내 식당 위탁업체들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식당 재계약이 진행되었다. 태울관에 있던 그랑케이((주)아워홈)가 나가고 CJ프레시웨이에서 운영하는 식당으로 대체되었고, (주)아워홈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카페 그랑이 북측식당(N11) 카페베네(아라코)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북측식당과 교수회관에는 단체급식 업체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신세계푸드로 바뀌었다. 또한, 북측식당 푸드코트에 있는 동원홈푸드와 뚝배기는 재계약에 성공했고,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이투힐 자리에는 오니기리와이규동이 들어왔다. 북측 학생회관(N12)에 있는 학내 유일 패스트푸드점인 버거킹도 롯데리아로 바뀌었다. 학부식당 외에도 제과점 등의 식품업체가 새로 입점했는데, 기계공학동에는 샌드위치 가게 헨젤&그레텔, 자연과학동에는 빵집 뚜레주르가 들어섰다.

 

[7] <한걸음> 당선

▲ <한걸음> 학부총학생회 회장단이 투표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제27대 학부총학생회 회장단으로 <한걸음> 선거운동본부의 이윤석, 이래환 후보가 당선되었다. 선거는 3년 만에 단선으로 치러졌다. 그러나 선거 첫날인 11월 21일에는 투표율 50%를 넘지 못하면서 22일에 연장투표가 진행된 끝에 최종 투표율 53.3%로 당선이 결정되었다. 본래 투표일인 지난 21일, 투표율은 마감 시간 오후 8시 기준으로 44.319%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연장투표 결과, 총 4,007 명의 유권자 중 2,136명이 투표에 참여해 53.3%의 투표율로 선거를 마쳤다. 이 중 찬성은 1,667표로 76.2%, 반대가 469표로 21.7%를 기록했다. <한걸음> 총학은 선본을 중심으로 20명 정도의 인원과 함께 가을학기 종강 이후 바로 발족했다.

 

[8] 카포전, 5년만의 승리

▲ 카포전 야구 경기에서 승리한 우리 학교 야구 대표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양현우 기자

제11회 KAIST-POSTECH 학생대제전(이하 카포전)은 우리 학교가 우승기를 거머쥐면서, 5년 만의 승리를 맞이했다. 카포전 개막 하루 전에 시작된 해킹 경기를 승리로 시작하고, 첫째 날 진행된 모든 경기에서 우리 학교가 승리하면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종목은 축구, 농구, 야구, 해킹, 과학퀴즈, 스타크래프트2, 리그오브레전드, 인공지능이 있었다. 우리 학교는 축구와 농구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스타크래프트2는 POSTECH이 선수단을 꾸리지 못하면서 우리 학교가 몰수승으로 승리를 가져갔다. 최종 스코어는 700:200으로 끝이 났다.

 

[9] 캠퍼스 음악 축제 KAMF

▲ KAMF에 참여한 학우들이 즐겁게 놀고 있다 /양현우 기자

캠퍼스 내에서 예술과 음악을 즐긴다는 취지의 제1회 KAIST ART&MUSIC FESTIVAL(이하 KAMF)가 지난해 10월 6일 열렸다. 대학원총학생회와 학부총학생회에서도 기획에 참여한 KAMF는 학내구성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적극 개방된 문화 축제로 선을 보였으며, 외부인을 대상으로 판매한 사전 티켓은 1200부가 팔렸다.
공연장은 공연성향에 따라서 각각 과학도서관 앞 잔디밭, 스포츠컴플렉스, 노천극장 등 3곳에 마련되었다. 과학도서관 앞 잔디밭에는 공연장 외에도 거리공연, 아트플리 마켓, 푸드존 등이 마련되어 볼거리와 먹거리 등이 다양하게 제공되었다.
KAMF는 대학원총학생회, 학부총학생회, 기획단 참가자 13명 등이 기획에 참여했다.

 

[10] 새 교육 모델, Education 3.0 도입

새로운 교수 학습법 Education 3.0 프로그램이 지난해 시범적으로 운영되었다. Education 3.0은 온라인 수업과 강의실 수업을 병행하는 IT시스템 기반 프로그램이다. 온라인 수업은 학우들이 자율적으로 KLMS에 담당 교수가 올린 강의 영상 및 자료 등을 선택적으로 자율 학습을 하는 방식이며, 강의실 수업은 온라인 수업을 토대로 개념 심화, 팀 단위 과제, 토론 수업 등 상호작용적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봄 학기에 신입생을 대상으로 기초과목 3과목(미적분학, 일반화학, 신입생디자인) 반을 개설해 각 48명의 인원을 선발해 운영했고, 가을 학기에는 과목 수를 10과목으로 늘려서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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