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독서와 고독의 계절이지만 알록달록한 단풍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달래준다. 캠퍼스만 둘러봐도 억새와 낙엽이 계절을 알린다. 캠퍼스를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 독자를 위해 가을 나들이 추천지 5선을 골라 찾아가보았다.

▲ 창덕궁은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에는 단풍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다 /박소연 기자

창덕궁

조선시대 제26대 왕 고종의 궁으로 유명한 창덕궁은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아름다운 고궁이다. 

창덕궁은 태종 때 정궁인 경복궁의 아궁으로 지어졌다. 경복궁의 동쪽에 있다는 의미에서 동궐이라고 불렀으며, 고종 때는 조선의 정궁, 대한제국의 정궁으로 쓰였다. 이 궁은 사계절 내내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에 아름답다. 전각의 오방색 단청과 이의 배경을 이루는 불타는 단풍이 눈이 시리도록 잘 어울린다. 

창덕궁의 또 다른 매력은 후원이다. 왕실의 정원으로 주로 쓰여, 비밀의 정원이라는 뜻으로 비원(秘苑)이라고도 하는 이곳은 산과 골짜기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전각 연못 등을 배치해, 자연환경과 궁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후원의 부용정과 애련지 등은 사극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구한말에 경복궁을 재건하면서 원래 경복궁에 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와 놓았다는 전각과, 서구 문물의 영향으로 카펫과 샹들리에 등으로 장식한 인테리어 등 이곳에서는 근대사의 면모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창덕궁의 길을 삼도(三道)라고 하는데, 높고 넓은 길이 가운데 있고 이 길의 양쪽에 낮고 좁은 두 길이 붙어 있는 구조이다. 가운데 길은 왕이 가는 길이었다고 한다. 왕도를 따라 걸으며 이곳에서 막바지 단풍과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자.

일반관람의 경우, 동절기(11월~1월) 입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오후 4시 30분에 입장을 마감한다. 입장료는 대인기준 3,000원이다.

비원은 한 번에 100명씩 인솔자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할 수 있다. 한국어 안내의 경우 하루 8회며 오후 4시가 마지막 입장이다. 항상 매진되므로 예매하거나 일찍 가기를 권한다. 입장료는 대인기준 8,000원이다.

 
▲ 창덕궁에는 매 시각 가이드가 있다 /박소연 기자

북촌

청계천과 종로의 북쪽에 있다고 해 북촌이라고 불렀던 이곳은 창덕궁과 경복궁 사이에 위치한다. 전통한옥 등 전통 주거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문화재들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도심 속 거리 박물관으로 주목받고 있는 북촌으로 올 가을에 떠나보자.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 북촌관광안내소가 있다. 이곳에서 ‘북촌모바일안내시스템’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GPS기능이 탑재된 멀티미디어 자동 안내기로, 관광객들은 지도를 따라 북촌한옥마을을 걸으며 이 시스템을 이용해 관광 정보를 듣고 볼 수 있다. 도보관광코스는 1~3시간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북촌8경과 전통문화의 역사 등 테마별로도 선택할 수 있다.

북촌 길의 낙엽을 밟으며, 조선시대 상류층의 저택과 일제강점기의 한옥, 옻칠 자수 등 공방에 들러 전통의 향기와 함께 가을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인사동

우리나라 최대 문화 특구인 인사동에는 가을을 맞아 여러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 이곳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인사미술제(INSAF 2012)는 ‘힐링-마음의 여유를 주는 그림전’이라는 주제로, 인근의 화랑 30여 곳이 참여해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860여 점을 전시하는 행사로,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공예품점과 전통찻집 등 볼거리와 먹을 거리도 풍성한 인사동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껴보자.

▲ 인사동 거리에도 가을빛이 만연하다 /박소연 기자
서울숲  

뉴욕에 센트럴파크가 있고, 런던에 하이드파크가 있다면, 서울에는 서울숲이 있다. 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습지생태원 등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된 이곳은 교통이 편리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뚝섬에 위치한 서울숲은 지하철 2호선(뚝섬역), 분당선(서울숲역) 또는 8개의 노선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도보로 5분 이내에 공원에 도착할 수 있으며,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서 공원에 오는 길도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가을에 특히 아름다운 장소로는 바람의 언덕 억새길과 허브정원, 그리고 갤러리정원을 추천한다.

신성공원

학교에서 도보로 17분 거리에 신성공원이 있다. 후문으로 나와서 연구단지 쪽으로 걷다 보면 신성공원 입구로 들어갈 수 있다. 공원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하지만, 산이 완만해 쉽게 공원까지 들어설 수 있다.

공원 바로 옆에는 대전시민천문대가 있다. 관람시간에 맞춰가면 주 관측실에서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볼 수도 있다.

천문대의 관람시간은 매달 다르다. 이는 홈페이지(star.metro.daejeo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에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 신성공원에서는 가을의 내음을 느낄 수 있다. 후문에서 도보로 17분 거리다 /양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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