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나노 입자 이용해 항암 치료용 백신 한계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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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나노 입자 이용해 항암 치료용 백신 한계 넘다
  • 정진훈 기자
  • 승인 2012.09.1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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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팀] 금 나노 입자와 면역 보조제 결합하면 암 세포를 제거할 수 있어

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전상용 교수팀이 금 나노 입자를 이용해 만들기 쉽고 효능도 뛰어난 나노 항암 백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화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 7월 29일 자로 게재되었으며, 동 학술지에 실린 논문 중에서도 상위 5% 이내의 논문에 수여되는 VIP(Very Important Paper)로 선정되었다.

부작용 적은 항암 백신

암은 현대에도 난치병으로 손꼽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강한 방사능을 쬐거나 강한 화학약품으로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상세포도 함께 죽거나 화학약품의 독성 때문에 머리가 빠지는 등 고통스러운 부작용이 동반되곤 한다. 이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암세포만을 골라 죽일 수 있는 치료용 항암 백신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항암 백신은 세포성 면역반응이 중요

면역반응은 크게 두 가지가 존재하는데, 첫째는 세포성 면역반응으로 사이토톡식 T 세포(cytotoxic T cell)를 활성화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암세포와 같이 변이된 세포를 제거하는 반응이다. 두 번째로 체액성 면역반응은 B 세포에 의해 항체를 생산, 침입한 항원을 배제하는 반응이다. 일반적으로 예방 접종을 위한 백신은 약화한 병원균 등의 항원을 면역 증강 물질과 함께 주사해 체액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려면 체액성 면역반응만으로는 부족하다. 문제가 되는 세포를 직접 제거하는 세포성 면역반응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대부분의 항암 백신은 환자의 몸 밖에서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한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항원 배달하는 나노 입자

전 교수팀은 50nm 이하의 나노 입자와 항원을 결합하면 림프관을 따라 몸 곳곳에 있는 림프샘에 모인다는 점에 착안해 나노 항암 백신을 개발했다. 항원은 수 나노미터 크기에 불과해 몸에 침투하더라도 면역 세포 중 하나인 수지상세포가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전 교수팀은 10nm 정도의 금 나노 입자에 항원을 결합했다. 또, 수지상세포가 비슷한 크기의 다른 입자에 비해 바이러스와 같이 일정한 패턴을 보이는 단백질을 더 인식하기 쉬우므로 면역 증강 물질로 DNA 단편도 결합했다.

▲ 금 나노 입자에 암 특이적 항원과 면역 증강 물질을 결합하는 모습 /전석우 교수 제공

세포성 면역반응 유도해

이렇게 제작된 나노 항암 백신이 주사를 통해 몸에 주입되면 수지상 세포 등의 식세포에 의해 포획되어 분해된다. 이렇게 분해된 항원은 항원 제시 수용체에 제시된다. 항원 제시 수용체는 MHC class 1과 MHC class 2가 있는데, MHC class 1이 항원을 인식하면 해당 항원을 생산하는 세포를 제거하는 세포성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되며, MHC class 2가 항원을 인식하면 해당 항원에 대해 반응하는 항체를 생산해 체액성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번 연구에 사용한 금 나노 입자와 DNA 단편은 MHC class 1에 더 많이 항원을 제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금 나노 입자 자체로 큰 장점

금 나노 입자를 사용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장점도 있다. 금 나노 입자는 CT를 이용해 검출할 수 있어 백신이 림프샘에 제대로 도달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금 나노 입자는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며 항원과 결합하기도 쉽다. 마지막으로 무독성이 검증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물질에 비해 안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예방, 전이, 치료모델 모두 효과 있어

전 교수팀은 나노 항암 백신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예방모델, 암 전이 모델, 치료모델에 대해 실험을 수행했다. 예방모델에서는 나노 항암 백신을 쥐에게 1주일에 1번 3주간 주입한 후, 암세포를 주입한 결과 약 한 달간 암이 거의 성장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암 전이모델에서는 암세포를 쥐의 혈관에 주입했다. 암세포는 폐의 모세혈관에 걸려 자라게 되는데 약 한 달 후 폐를 적출해 암의 성장을 확인해 보니, 대조군과 비교해 5배 정도로 암이 전이되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치료모델에서는 쥐에게 암세포를 주입해 어느 정도 성장시킨 후 주기적으로 백신을 주입했다. 결과적으로 암의 성장 속도를 대조군의 80% 정도 억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백신은 항암 백신으로는 물론, 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세포성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전 교수는 “이 연구는 기초적인 연구가 아닌 실제적으로 임상 적용이 가능한 기술 개발을 염두에 두고 수행한 연구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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