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과 김봉수 교수팀] 나노 입자를 이용한 안테나의 송수신 주파수 제한을 나노 선으로 확장해 극복

우리 학교 화학과 김봉수 교수팀이 물리학과 서민교 교수팀 및 고려대학교 박규환 교수팀과 함께 다양한 파장의 빛에 작동하는 광학 나노 안테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에 4월 17일 자로 게재되었다.

태양광, 나노 광학 센서에 이용되는 광학 안테나

휴대전화는 전파를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이때 전파를 수신하고 증폭해 주는 장치가 바로 ‘안테나’다. 만약 빛을 수신하고 증폭해 주는 장치가 있다면 어떨까? 빛도 전자기파이므로 빛을 수신하는 광학 안테나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광학 안테나는 태양광 발전이나 나노 광학 센서 등에 유용하게 응용할 수 있다.

안테나의 형태가 작동 파장 제한해

안테나는 전자기파의 공명 현상을 이용해 전파를 수신, 증폭한다. 이 때문에 안테나의 길이와 형태는 송수신할 전파의 파장으로 결정된다. 전파의 파장은 미터 단위의 길이로 충분히 길어서 안테나의 길이도 파장에 맞춰 충분히 크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빛은 파장의 길이가 수백 나노미터에 불과해 안테나도 나노미터 단위의 크기로 매우 작게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이전까지는 나노 입자를 이용해 제한적인 파장 범위에 대한 안테나를 만드는 데 그쳤다.

나노 크기에서 전자기파를 강화하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

금속 나노 입자가 빛을 쬐면 자유전자들은 빛의 전자기장에 의해 집단으로 입자처럼 진동하게 된다. 이때 나노 입자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쬐면 공명이 일어나면서 표면에 전자기파가 강해지는데 이를 표면 플라즈몬 공명 현상(surface plasmon resonance)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금이나 은 나노 입자가 수십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지면 특정한 색깔을 띠게 된다. 지금까지의 나노 입자를 이용한 광학 안테나는 이 현상을 응용한 것이다.

완전 결정 은 나노 선으로입자 형태의 안테나 한계 극복해

하지만 나노 입자가 아니라 나노 선을 이용하면 어떨까? 나노 선에 빛을 쬐게 되면 표면 플라즈몬이 나노 선을 왕복하며 나노 선의 길이가 파장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진동수에서 공명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입자일 때보다 훨씬 다양한 파장의 빛을 송수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완전 결정 은 나노 선 안테나와 안테나를 빛에 쬐었을 때 나타나는 무늬를 합성한 사진= 무지개 빛이 선 모양으로 보인다 /김봉수 교수 제공

광학 안테나에 필수적인 완전 결정

하지만 나노 선을 만들 때 결정구조에 결함이 존재하면 표면 플라즈몬이 결함 부분에서 산란해 신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따라서 광학 안테나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결함이 없는 완전 결정으로 나노 선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자연상태에서 금속은 대부분 결함을 갖고 있다. 실험실에서도 결함이 없는 완전 결정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완전 결정을 만들려면 매우 제한적인 조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은 2005년에 증기증착법을 이용하되 온도, 압력, 은을 운반하는 아르곤의 유향을 잘 조절하면 완전 결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과거 은의 완전 결정과 관련된 연구 자료를 둘러보다가 은 나노 선 사진에서 붉은색, 파란색, 노란색 빛을 발견했다. 김 교수는 이것이 유의미한 데이터라는 것을 알아내 물리학과 교수와 함께 연구를 시작했으며, 시뮬레이션과 실험 결과, 완전 결정 은 나노 선을 나노 안테나로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안테나는 방향성을 갖기 때문에 방향성을 잘 조절하면 신호를 증폭할 수 있다”라며 “안테나가 수신한 신호의 방향성을 조절하는 연구를 할 것이다”라고 후속 연구 방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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