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함께하는 행위예술가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재즈 피아니스트 진보라입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에 힘입어 저는 잘 지내고 있으며, 요즘은 해외공연과 전국 순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비교적 이른 사회진출 때문에 힘들었던 적이 있었나요

네, 제가 1987년 11월 생이니까 여러분 또래입니다. 아무래도 일찍 사회활동을 하다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부족했죠. 2002년 12월 첫 번째 공연 준비하면서, 교복을 입고 다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서 교복을 입고 연습하고, 교복을 입고 잠이 들었던 적도 있었어요.

 

다방면의 스케쥴 때문에 바빠서 음악에 매진하기 어려워 아쉽지는 않은가요

요즘 드는 생각으로는 대학을 다니면서 연극, 영화, 패션과 같은 분야를 공부하고 싶어요. 동시에 음악은 연주를 통해서 평생 함께 하고요. 아직 대학 생활은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영화와 패션을 공부하면서, 다른 문화 속에서 성장한 다양한 연주자과의 협연을 병행해서, 다양한 문화현상을 융합하는 행위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음악이 단지 음악으로서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여러가지 다른 활동들을 통해 받은 느낌들이 음악적으로 정리되어 표현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른 분야의 활동이 방해되는 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 도움이 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평소 연습할 때, 손가락을 풀기 위해서 자주 치는 곡이 있나요

특별히 지정된 곡이 있지는 않습니다. 제가 작곡한 곡들을 그 날의 감정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연주하거나, 새로운 감정을 담은 곡을 만들면서 즉흥 연주를 합니다.

 

좋아하는 재즈 음반은 무엇인가요

재즈음반은 거의 다 좋아하지만 굳이 고르면, 제가 2002년에 오스카 패터슨의 ‘Night Train’에 있 는 ‘ Hymn To Freedom’을 처음 듣고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너무 많아서 누구를 말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굳이 뽑자면 오스카 패터슨, 빌 에반스, 스팅 등을 특히 좋아하지만, 사실 특정인을 좋아한다기보다는 음악적 장르에 상관 없이 좋은 음악, 좋은 연주가 담겨져 있는 음반을 좋아합니다. 비밥, 삼바, 보사노바, 월드뮤직, 록, 뉴에이지, 팝을 즐겨듣습니다.

 

진보라 씨에게 음악이란 무엇인가요. 또한 뛰어난 즉흥연주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에게 있어 음악은 제 자신과 같고 피아노는 제 손의 일부분과 같아서, 따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주변의 모든 일들이 음악과 연결돼요. 일부러 생각하지 않아도 우리 몸 속에서 피가 자연스럽게 혈관을 따라 흐르는 것처럼요.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소소한 일부터 크고 중요한 일까지 모든 일들을 그 순간의 느낌을 담는 음악으로 표현 합니다. 제가 즉흥 연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쁜 일정의 여러가지 일들도 하루하루의 공연이나 집에서 혼자하는 연습을 통해서 표현합니다. 특히 미술, 영화, 패션 등을 좋아하는데 이런 분야를 혼자 공부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또 직접 작업에 참여해서 받는 특별한 감정들은 음악적으로도 영감이 됩니다.

최근에는 재즈 음악 만이 아닌 아리랑 같은 국악 등의 다른 여러 장르와 크로스오버 활동도 많이 하셨는데요, 피아노로 국악 곡을 연주 할 때는 어떤 느낌인가요

오래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의 음악에는 즉흥연주가 포함되어 있어요. 우리 국악의 산조, 인도의 라가 등과 같은 음악들이죠. 처음에 우리의 음악을 외국인과 외국인 연주자들에게 들려 주기 위해서 민요를 편곡해서 연주하고, 우리 고유 악기들과 함께 연주하기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고 그 사람들과 우리의 음악으로도 교감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계속하게 되었어요.

 

음악적인 실력은 물론이고, 뛰어난 외모로도 많은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혹시 이런 관심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나요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 주셔서,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런 관심이 제가 하는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해, 우리나라에도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연주 중심의 음악이 자리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학교 학우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AIST 학생들은 기숙사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서 다양한 문화 생활을 즐기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문화생활에 관심을 두려 노력하고 시간을 투자했으면 합니다. 다른 방법 보다는 꾸준한 관심이 중요한 거 같아요.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는 KAIST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좀 더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불러주시면 저는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다양한 문화와 예술 장르를 융합하는 행위 예술가!

 

※재즈 피아니스트 진보라는?

1987년 11월생인 진보라는 3세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5세에 서울 재즈 아카데미 재즈피아노과를 졸업한 후 재즈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1년 12월 한전 아츠풀 센터 재즈 콩쿨에서 피아노 부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 다음부터 서울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등 국내 주요 공연장에서 매년 15회 이상의 정기공연과, 태백시 철암콜 페스티벌, 춘천 마임 축제, 광주 국제 영화제, 아시아나 국제 단편 영화제, 광주 비엔날레 개막식, 한•중•일 문화부 장관 회의 개막연주 등의 주요 문화행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클래식 오디세이를 비롯한 국내 공중파 방송의 음악 전문 프로그램, 문화 프로그램과 주요 일간지 및 잡지에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진보라는 국악 및 재즈와 제3세계 민속음악의 접목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이와 인종을 초월해 즐기는 음악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단독공연 외에 외국 재즈 밴드, 한국 국악 연주자, 인도 라가 음악가, 티벳 명상음악가, 남미 퍼커션 연주자 등과 협연을 통해 연주음악 대중화를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더욱 다양한 문화 체득을 위해 외국 연주 유학을 준비 중이다.

정리 /이용훈 기자

yonghoon@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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