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팀] 광학적으로 응용하던 3D 나노패터닝을 기계적 물성 향상에 최초 응용

우리 학교 신소재공학과 전석우 교수팀이 같은 학과 김도경 교수 및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과 함께 3차원 나노패터닝 기술을 이용한 신축성 전극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 승인되어, 6월 26일 자 온라인판에 ‘리서치 하이라이트'로 공개되었다.

신축성을 띠는 전자 소자 필요성 증대

잡아당기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전선을 상상해 본 적 있는가? 신축성과 전기전도성을 동시에 띠는 물질은 극히 드물다. 때문에 수많은 연구진은 유연하고 신축성 좋은 전자 소자를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 소자를 개발하면 ‘입는 컴퓨터'나 ‘접는 디스플레이'도 꿈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 물질의 신축성 향상엔 한계 있어

유연하고 신축성 좋은 전자 소자를 개발하려면 완전히 새로운 물질을 합성할 수도 있지만, 기존 물질의 물성을 향상할 수도 있다. 기존에 알려진 전도성 물질의 신축성을 향상하면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기 위한 노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이미 잘 알고 있는 물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고, 기존에 사용하던 공정을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까지는 소재에 주름을 잡아 아코디언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거나, 어망과 같이 평면에 구멍을 뚫어 신축성을 향상하는 방법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원래 물질 자체의 신축성과 비교해 30% 정도의 신축성 증가밖에 기대할 수 없었다.

간섭현상 이용한 3차원 나노패터닝

한쪽 면에 주기적인 돌기가 나 있는 고무판에 빛을 쬐면 회절현상에 의해 간섭무늬가 3차원적인 분포를 형성한다. 이 고무판을 ‘페이즈 마스크(Phase mask)'라고 하는데, 이 페이즈 마스크를 빛에 분해되는 감광성 물질에 접촉한 후 빛을 쪼이면 보강간섭을 하는 부분의 감광성 물질이 분해되어 3차원 나노패턴을 형성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위상차 근접장 나노패터닝 기술 (Proximity-field nano-Patterning)’이라고 하는데, 전 교수팀이 원천 특허를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다른 방법보다 빠르고 균일하게 패턴을 형성할 수 있어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로 평가된다.

3차원 나노 기공구조로 신축성 향상해

전 교수팀은 위상차 근접장 나노패터닝 기술을 응용해 3차원 나노 구조를 형성, 물질의 신축성을 크게 향상했다. 페이즈 마스크로 감광성 물질에 3차원 나노패턴을 형성한 후, 액상의 고무 물질을 주입해 굳혔다. 그 후, 감광성 물질을 제거하면 나노 기공구조를 가진 역상의 3차원 나노패턴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전 교수팀은 공이 교차해 쌓여있는 것과 유사한 구조로 연결된 나노패턴을 고무 필름에 형성했다. 이 필름을 잡아당기면 공의 연결되는 부분이 잡아당기는 방향과 평행하게 기울어져 필름이 견딜 수 있는 신축 한계가 커진다. 어망이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전 교수팀은 나노패턴의 변수에 따라 커지는 신축성을 공식화하는데도 성공했다. 이 공식을 이용하면 신축성이 최대가 되는 페이즈 마스크의 조건을 찾을 수 있다.

액체 상태의 금속으로 전도성 유지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나노 기공에 액상의 갈륨-인듐 합금을 주입하고 봉합하면 전도성을 띠면서도 신축성이 좋은 소재를 만들 수 있다. 액상의 갈륨-인듐 합금을 주입하면, 아무리 소재를 잡아당겨도 변하는 기공의 형태에 맞춰 합금도 변하기 때문에 전도성이 떨어지지 않는다. 전 교수팀은 LED를 만들어진 소재에 연결해 소재가 220% 인장된 상황에서도 밝기가 변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신축성과 전도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 (좌) 제작한 박막에 LED를 연결해 전도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실험 모식도 (우) 원래 길이의 220%가 늘어나도 전도성을 잃지 않는다 /전석우 교수 제공

이번 연구는 신축성이 매우 좋은 전자 소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존의 3차원 나노패터닝 기술은 광학적 응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를 기계적 물성의 향상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첫 연구라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박준용 학우(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는 “이 연구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새로운 접근 방법과 기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라며, “이번에는 1inch×1inch 면적의 소자를 만들었지만 앞으로 면적을 더 넓혀나갈 것이다"라며 향후 연구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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