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학기, 문화부장으로서 워크숍을 준비하던 중 기자의 눈에 들어오는 포스터가 있었다. 아이와 어머니가 암울한 표정으로 병원에 있는 사진이 담긴 포스터였다.

기자는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에이즈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그넘& 글로벌펀드 세계순회사진전이었다.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해외에 나갈 정도로 사진에 관심이 많은 기자는 매그넘이라는 사진 단체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었고, 이번 사진전은 지금까지 문화부가 다루었던 전시와는 색달랐다. 결국, 기자는 이 사진전을 기사로 쓰기로 했다.

사진전이 열리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 도착했다. 사람이 많아 표를 구매하기 위해 한참을 기다렸다. 표를 구매한 뒤, 전시장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이 사진을 감상하고 있었고, 도슨트의 설명이 시작되자 그 사람들과 하나가 된 듯이 모두가 같이 사진에서 표현된 감정에 빠져들었다.

방에 돌아오고 나서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문장 하나하나를 쓸 때마다 전시장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다시 살아났다. 이번 사진전은 무료했던 기자의 삶에 감정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번 기사는 기자가 쓴 기사 중 가장 의미 깊은 기사가 아닐까 싶다. 이 사진전을 가지 못한 학우들이 기자의 기사를 읽어 보고 기자가 느꼈던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으면 하는 건 기자의 작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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