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한 학부 총학생회장

KAIST의 개교 40주년은 마냥 축하받을 수만은 없는 한 해였다. 친구와 선·후배, 또 스승을 잃은 우리 KAIST 학생들은 작년 한 해 힘든 시간을 겪었다.

이런 사고의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학교 안팎에서 이어졌고 비상학생총회, 그리고 혁신비상위원회 등을 통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과 우리의 이상을 함께 나누었다. 상처가 아물 수 있게 봉합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학교와 교수님과 우리 친구들을 보면서 희망을 가졌다. 구성원들이 모두 모여서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학교가 행복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문제에 대해 해결책이 제시되었고, 또 그 중 몇몇은 해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지금, 근본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고 학교와 교수협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 갈등에 다시 한 번 많은 언론들이 귀기울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목소리를 내느냐가 중요해진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1월 6일 제26대 학부 총학생회가 출범했다. 지난 봄, 더 이상 소중한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나는 선거에 출마했고 결국 당선되어 지금 총학생회장의 자리에 앉아 있다. 지금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을 알기에, 또 선거운동을 하면서 우리를 지지해주고 질타해주었던 학우들을 기억하기에 책임감을 느끼고 하루하루를 헛되이 보낼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나의 뜻과 노력만으로는 우리들의 이상을 모두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 한 해를 매일 선거 운동하는 기분으로 살겠다고 다짐한다. 학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내가 가진 생각과 정보를 알려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4000명의 학우들이 ‘모두 하나되어’ 걸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26대 학부 총학생회가 일을 잘했다는 말은 결국 많은 학우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는 뜻임을 학우 여러분들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학교를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기를, KAIST의 황금기를 우리 모두가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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