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무더운 더위를 벗어나고자 수족관을 구경하러 간 적이 있을 것이다. 몇몇 마니아는 이러한 수족관을 집에 두어 예쁘게 꾸미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 꾸미는 수족관은 우리가 흔히 아쿠아리움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수초어항이 많다. 수초어항은 한 해에 한 번 수족관 용품 제작업체인 아쿠아 디자인 아마노(Aqua Design Amano, ADA)에서 전 세계 규모의 대회를 열만큼 그 인기가 높다. 수초어항의 아름다움을 구경해보자

 

날카로운 이미지를 살려라

 예리한 느낌의 청룡석을 사용한 석조 레이아웃이다. 끝이 뾰족하며 가늘고 긴 청룡석을 세워 사용함으로써 물에 의한 침식으로 생긴 기암을 생각하게 하는 경관이다. 이런 레이아웃에 돌을 배치 할 때는 수조 크기에 맞는 돌의 크기는 물론, 돌 의 방향이나 기울기가 중요하다. 그에 따라 물에 흐름이 생기고 공간이 넓어 보이게 된다. 또한, 돌을 뒤쪽으로 기울임으로써 가로 방향 넓이뿐만 아니라 원근감도 표현된다. 수초를 잎의 형태나 크기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상 수초, 유목과 돌에 묶이다

 부상 수초를 이용한 레이아웃은 수초 자체를 물에 띄워놓는 레이아웃도 있지만, 그럴 경우 빛이 물속으로 들어오는 걸 방해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유목이나 돌에 묶어서 레이아웃을 구성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리시아가 있다. 리시아는 묶인 부분이 녹아버려 1년마다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광합성을 할 때 잎에 산소 방울이 붙어 있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마니아층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초 중 하나다.

 

활착 수초를 이용해 나무를 물속에

 활착 수초는 바닥재에 뿌리를 두어 자라는 보통 수초와는 다르게 유목이나 돌에 붙어 자란다. 사람들은 이러한 활착 수초를 이용해 다양한 레이아웃을 연출하기도 한다. 유목에 수초를 활착시켜 실제 나무 같은 느낌을 내기도 하며, 돌에 활착시킨 다음 바닥에 깔기도 한다. 대부분의 활착 수초는 성장속도가 빠르고 빛이나 비료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도 쉽게 기를수 있다.

 

수초어항 마니아들의 무대 IAPLC

 ADA에서 매년 주최하고 천만 원 가까이하는 상품이 걸린 세계 수초어항레이아웃대회(International Aquatic Plant Layout Contest, IAPLC)는 35만 원의 상당한 참가비를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 회에 수천 명이 참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 수초어항레이아웃대회(Korea Aquatic Plant Layout Contest, KAPLC)가 열리기도 한다. 아래는 IAPLC 2010 수상작으로, 이 작품의 제목은 황토고원(Loess plateau)이다. 나무가 오랫동안 굳어져 만들어진 목화석과 로타라와 같은 붉은 색 톤의 수초와 금사를 사용함으로서 전체적으로 붉은색을 띠게 만들었다. 열대어도 라스보라같은 붉은색 열대어를 사용하여 한층 더 느낌을 살렸다.

 뒤쪽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레이아웃과 가운데만 목화석이 없는 점, 뒤의 수초가 V자처럼 세팅 되어 있다는 점이 계곡 같은 이미지를 만들었다. 특히, 목화석에 활착되어 있는 프리미엄 모스는 작품을 더 자연스럽게 했다.

 

수초자체의 군락미를 강조한 레이아웃

 위 작품의 수조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수초어항을 할 때 쓰이는 사이즈의 수조다. 이 크기의 수조에서는 나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여기서는 크립토코리네라는 수초의 군락미를 강조하기 위해 나무나 큰 돌은 사용하지 않고 수초와 수초 사이에 겨우 들여다보일 듯한 키가 낮은 돌로 구성되어 있다. 이 레이아웃의 포인트는 수초를 식재할 때 미리 생각하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애써 가꾼 매력적인 군락미가 엉망이 되어 버린다. 또한, 전경에 잎이 큰 것을 식재하면 크립토코리네의 존재감이 약화되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는 잎이 작은 수초를 사용했다.

수초어항은 물속에 그려가는 자신만의 세계

 수초어항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고기나 수초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진이나 미술처럼 한 삶이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사람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을 거쳐 물속에 자신만의 세계를 그려간다. 평범한 세계가 싫다면 새로운 세계인 어항을 꾸며 보며 일상을 시원하게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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