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RCY 장희재 회장

필자는 지난 5월 서남표 총장님의 유럽 출장에 동행하게 되었다. 덴마크에서 가장 우수한 공대인 Danmarks Tekniske Universitet(DTU)를 방문했고, DTU에서 매년 열리는 굉장히 큰 저녁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3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는 큰 행사였다.

많은 인원이 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도 길었고 많이 혼잡했지만, 누구 하나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날 저녁 목격한 DTU 학생들의 여유와 즐거워하는 모습이 어쩌면 현재 우리 학교가 가장 필요로 하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을 신경 써 멋지게 차려입고,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수천 명의 인원이 밤새도록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우리 학교에도 생긴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덴마크와 독일을 방문하면서 언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기도 했다. 두 나라 모두,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추고 대화를 시작하면 곧바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대부분의 유럽인은 3개 이상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한다. 더 많은 언어로 소통하는 능력이야말로 오늘날의 글로벌 시대에서 빛나기 위해 꼭 갖춰야 하는 조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9일 간의 유럽행은 세계의 수많은 대학들 중에서 우리 학교가 서 있는 위치를 알게 해 주었다. 여러 학교와 MOU를 맺고 교류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이제 우리는 한국의 좋은 공과대학을 넘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뒤지지 않는 학교라는 것을 느끼며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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