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신문사의 사진기자로 만 2년이 지났지만, 아직 나는 사진 찍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정작 살려야 할 주제는 뒷전으로 하고 찍고 싶은 것만 찍어와서 퇴짜도 많이 받았고, 중요한 순간에 초점이나 노출 문제로 사진을 망쳐서 지면에 들어갈 분량을 뽑아내지 못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하다. 하지만 아직도 극복하기 어려운 사진은 역시 인물사진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독점적인 초상권이 있다. 하지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진을 찍힌다는 것에 지나치도록 배타적인 생각을 하는 것 같다. 내가 만난 수많은 학우는 열이면 열 신문기사에 사용할 사진을 찍는다고 양해를 구하면 그 자리에서 제지하거나 삭제를 부탁했다. 정도가 심할 때는 고성도 오가고 서로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보도사진의 특성상 사진의 현장감을 높이고자 사진 속에 피치 못하게 인물이 들어가야 할 경우가 자주 있다. 어떻게 쓰일지도 모르고 찍히는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우들을 위한 신문을 만드는 순수한 마음을 이해하고, 한 번쯤 카메라를 향해 찡그린 모습 대신 미소를 지어 주셨으면 좋겠다. 자신의 미소 지은 사진이 실린 학보를 짧은 대학생활의 추억으로 간직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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