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통해 아나운서 꿈 이룬 오승훈 동문 인터뷰

얼마 전 아나운서 공개채용 TV 프로그램 <신입사원>에서 최후의 3인에 이름을 올리며 당당히 아나운서가 되어 화제가 된 동문이 있다. 바로 항공우주공학전공 출신 오승훈 동문이다. 요즘 한창 수습교육을 받고 있는 오 동문은 교육 일정이 바빠 쉬지 못한다고 하면서도 즐겁고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따뜻하게 사회를 조명하며 국민들께 희망과 활력을 전달하는 방송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오 동문을 만나 그의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항공우주공학전공 오승훈 동문 /손하늘 기자

합격을 축하합니다. 요즘 실감이 나는지

아직 안 나요. 4년 동안 꿈꾸던 일이고 이거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막상 이루어지고 나니까 마치 수능 끝난 것 같은 기분이에요. 모든 걸 다 이룬 것같이 기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한편으로는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신입사원> 종방 이후로 근황은

우선 여기저기 인사드리며 지냈어요. 군 복무할 때 지냈던 진해에 들르고, 학교에 와서 교수님도 찾아뵈었죠. 그리고 지난달 1일부터는 입사해서 교육을 받고 있는데, 요즘 이것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9시에 출근해서 뉴스, 뉴스, 또 뉴스에 대한 교육을 받고요, 퇴근하면 끝인 게 아니라 그 날의 숙제를 해야 해요. 그래서 ‘금주령’이 내려졌어요.

그 동안 방송에서 보여드린 모습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 부족한 점 투성이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서 이제는 MBC 아나운서라는 일곱 자를 이름 앞에 붙이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려 합니다.

처음에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는지

편지를 먼저 썼어요. 편지를 보신 어머니께서는 머리에 띠까지 두르고 3일동안 앓아 누우셨죠. 아버지는 허락해주셨고, 누나는 이해는 하지만 어머니 허락 없이는 반대라고 했어요. 하지만, 어머니도 결국에는 허락해주셨어요. 그래도 무턱대고 기다려줄 수는 없으니 딱 3번만 하라고 제안하셨죠. 생각해보면 굉장한 반대가 있었던 것 같지만 좋은 가족을 만나서 참 다행이에요. 가까운 사람이 이해해준다는 것은 정말 큰 힘이거든요.

아나운서에 대한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스물다섯이 될 때까지 ‘나’에 대해서도, 나의 삶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을 안 해봤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무책임한 건데, 내가 누구이며 무얼 좋아하는 사람인지, 어떤 일, 어떤 놀이, 어떤 얘기를 할 때 행복한지 고민 한 번 해 보지 않고 여태까지 달려온 거예요.

그런데 2005년 말에 황우석 사건이 터지면서 다양한 시각에서 사실을 전달하는 언론매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매일 들으면서 사회적 이슈에도 관심을 가졌죠.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도 청취하게 되었는데, <김성주의 굿모닝 FM>을 듣고 나서는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아나운서가 다양한 매력이 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점점 더 꿈꾸게 되었어요. 

준비하며 가장 힘든 시기는 언제였는지

작년에 제일 힘들었어요. 원래는 장교생활 3년 동안 준비를 제대로 해서 제대 전에 아나운서 시험을 보려고 했지요. KBS와 MBC 시험을 치렀는데 1차인 카메라 테스트에서 떨어진거에요. 목소리와 얼굴이 안 어울린다는 지적을 받았지요. 그 때까지 안 될거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흔들렸어요.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열심히 준비한 필기 시험을 보지 못해서 안타까웠어요. 많은 고민을 했지만, 언젠가는 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동안 공부한 것이 아깝지는 않은지

아깝지 않아요. 아예 버리고 온 것이 아니라,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들은 계속 남는 거니까요. 이런 것들이 방송에서 일할 때 긍정적인 방향으로 쓰이길 바라죠. 전공뿐만 아니라 모든 경험이 발전에 있어 밑거름이 된다고 믿고, 모든 일에 충실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학원 다니며 공부할 때는 열심히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롤 모델로 바라보는 선배 아나운서는

손석희 아나운서와 박경추 아나운서요. 두 분 모두 청취자에게 신뢰를 준다는 점에서 정말 탁월한 분들이죠. 손석희 아나운서는 강자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약하게 대하고, 자기 일에는 자신감을 가지셨잖아요. 그런 모습들이 신뢰로 비춰지는 것 같아요. 냉철함 속의 따뜻함도 배우고 싶은 점이죠.

박경추 아나운서는 뉴스를 진행할 때 표정이 밝으면서도 신뢰를 주는 점을 닮고 싶어요.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표정과 말투, 제스처가 탁월하고, 특히 사석에서의 박 선배는 더 본받고 싶은 분이죠.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스물다섯이 되어서야 내 인생이 어떻게 펼쳐지면 좋겠는지 처음 생각해봤어요. 내가 어떤 일을 할 때 행복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으면 합니다. 확고하게 공부를 하는 친구들에게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제가 못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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