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교육의 질 사이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평가, 수업 등 과목 운영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대부분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실험·실습 과목만이 대면 강의로 전환되었다. 시험은 과제로 대체되거나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일부 과목에 한해 성적 산출 방식이 바뀌기도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만큼, 다른 대학교들도 달라진 과목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본 기사에서는 국내 다른 대학들은 코로나19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세 학교에 초점을 맞추어 대응 방식을 조사했다.

지리적으로 우리 학교와 가장 가까운 충남대학교,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라는 특징을 공유하는 POSTECH의 사례를 통해 우리 학교와 유사점을 가진 학교들의 대응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울대학교의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대학이 가장 밀집한 지역인 서울에서 어떠한 대책이 펼쳐지고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온라인 강의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대면 강의로 전환돼

현재 대부분의 대학 강의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실험 및 실습이 강조되는 수업에 대해 일부 대면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충남대학교에서는 수강생이 10명 이내인 실험·실습 과목에 한해서 일부 대면 강의가 허용되었다. 다만 대면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수강생이 모두 동의해야만 한다. 원칙적으로 전면 폐쇄된 기숙사도, 대면 강의 수강 학생에 대해서는 입주가 허용되었다.

서울대학교의 상황도 비슷하다. 서울대학교 교무처의 발표에 따르면 서울대학교는 지난달 6일부터 실험·실습·실기 과목에 대한 대면 수업을 제한적이고 단계적으로 확대해가고 있다. 실험·실습·실기 과목이 주를 이루는 음악대학, 미술대학, 의과대학 등에서 주로 대면 수업이 진행된다. 집단감염이 일어난 장소에 다녀온 학생은 대면 수업에서 배제하는 등 방역 대책도 함께 마련됐다. 다만 POSTECH의 경우, 여전히 모든 수업이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고 있다.

 

특수한 상황에 맞추어 도입된 평가 방식들

코로나19 사태라는 비상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의 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에도 변화된 기준이 적용되었다. 많은 학교가 공정성과 방역 사이에서 고민하며 평가 방식을 정했다. 

충남대학교는 대면 기말고사를 통해 평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교수의 재량에 따라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거나 과제로 평가를 진행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충남대학교 관계자는 “교수의 판단에 따라 온라인으로 시험을 진행하거나 과제로 시험을 대체할 수 있지만, 이때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과목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중간고사가 실시되기도 하였다.

서울대학교에서는 이번 달 초부터 종강 시점까지 기말고사를 대면 평가 방식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세부적인 평가 방식은 과목별로 상이하게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서 교양 교과목과 전공 교과목의 평가 시기를 나누는 등의 방식으로 등교 시기를 분산시키는 대책이 마련됐다. 다만 대형 강의의 대면 시험의 경우 많은 학생이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고, 인원을 나누어 시험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이와 다르게 POSTECH에서는 대면 시험이 실시되지 않을 계획이다. 중간고사의 경우 Zoom 등의 플랫폼을 활용한 실시간 비대면 시험이나, 시험 대체 과제 등으로 평가가 이루어졌다. 기말고사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POSTECH 학부 총학생회 등에 의해 공정성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완화된 평가 기준

강의 및 평가 진행 방식이 달라짐에 따라 많은 학교가 성적 산출 방식도 함께 바꾸었다. 충남대학교의 경우 기존의 ABCDF 성적 산출 방식을 유지하였으나, 부여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학생이 A 혹은 B 평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수강생 전체의 동의가 이루어지면 전공 교과목의 평가 방식을 S/U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충남대학교와 마찬가지로 A 및 B 평점 부여에 대한 제한을 일시적으로 해제하였다. POSTECH은 성적 부여 기준에 큰 변화를 두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등록금 반환 요구도 있어

한편, 여러 학교에서 ‘등록금을 반환해 달라’는 목소리도 불거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평상시와 다른 방식으로 강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 학기들과 동일한 액수의 등록금이 학생에게 부과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다. 

32개 대학 학생회가 참여하는 전국대학생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 측은 올해 봄학기 등록금 반환 소송을 준비 중이다. 전대넷은 해당 소송에 대한 소송인단을 온라인으로 모집하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많은 대학들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대학마다 세부적인 대응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위기 상황 속에서도 대학의 가치를 유지해 나가려는 시도의 일환일 것이다. 대학들이 안전과 교육의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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