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과라면 Git에 대해 아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스 코드 변경 사항을 추적하고, 변경 버전을 관리하기 편하게 해주는 개발자들에게 영향력이 상당히 큰 서비스입니다. Git에다가 제 코드를 메시지를 덧붙여 업로드해두면, 차후에 필요에 따라 그 버전으로 바로 되돌릴 수 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더라도 이전에 문제가 없었던 버전으로 다시 되돌려 시작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러면 실수를 되돌릴 수 있습니다. 게임만 봐도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블리자드의 게임 ‘오버워치’의 트레이서는 시간 역행을,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작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에코가 시공간 붕괴 스킬을 써서 시간을 되돌립니다. 실수를 되돌린다기보단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이런 설정들은 시간을 되돌린다는 비현실적인 기술에 대한 동경을 보여줍니다.

안타깝게도 실수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밤에 이불을 얼마나 걷어차든, 술자리에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몇 번을 얼굴 붉히든 과거의 실수가 사라지거나 저절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흔히 말하는 ‘흑역사’로 남게 됩니다. 꼭 동네방네 알려지지 않아도, 본인 혼자 알고 있는 비밀이라도 흑역사는 될 수 있습니다.
종종 무결한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하긴 하지만, 이미 쌓아온 족적을 없앨 수 없음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완벽한 초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너무나 낮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으로의 실수를 줄이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매 순간 실수하지 않겠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가 지금껏 해왔던 실수들을 꾸준히 곱씹어야 합니다. 흑역사를 다시 생각해내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자신을 스스로 돌아봐야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의 마무리는 아직도 아득하기만 합니다.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많은 실수들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부추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와 그 실수들 이전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고통스럽더라도 우리는 지금까지 있었던 실수들을 다시금 곱씹으면서 코로나19도, 그 이후도 더 이상의 ‘흑역사’를 만들지 않도록 스스로를 꾸준히 비춰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