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세계가 충격과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우리 학교도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속되면서 개강을 늦춘데 이어 2주간 진행하기로 했던 원격 수업 시행 기간을 무기한 연장하였다. 개강을 했지만 학생들이 없는 텅빈 캠퍼스는 학교 공동체가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한껏 움츠러들었음을 확인해 준다.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 연구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각종 회의 및 세미나가 취소되고 있으며, 강의실에서 만나서 나누던 대화와 토론은 녹화된 영상을 통한 강의와 실시간 영상회의 기술을 활용한 소통으로 대체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원격 영상수업 등은 분명히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준다. 하지만 감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결국 과거나 지금이나 본질은 동일하다. 감염병이 무서운 이유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와 어디에서 접촉하게 될 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줄여나가면서 상황을 통제해야 한다. 

근래에 여러 차례 감염병이 창궐했지만 이번처럼 대학의 근간인 교육기능이 2주간 정지되고 교수활동이 장기간 원격매체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는 전대미문의 일이다. 하지만 과거에도 무서운 전염병이 대학가를 뒤흔들었던 사례들이 있다. 스페인독감이 창궐했던 20세기 초에는 미국과 유럽의 많은 대학들이 수업을 전격 취소하였다. 원격 수업이 가능해진 오늘날에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위한 사회적 격리를 유지하면서 과거에는 없었던 기술을 활용해 격리의 비용 또한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니, 전염병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와 방법이 과거와 다른 것이다. 

치명적인 병이라도 우리가 어떻게 예방하고 피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면, 다시 말해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면 참혹한 결과에 대한 공포심을 억제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투명성을 강화하고 스스로의 건강과 공동체의 안전을 생각하는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감염병 확산에 영향을 줄만한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다. 학교 당국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자가 격리에 대한 지침을 공유하고 자가격리가 필요한 사람들과의 접촉자들을 파악하여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도 자각증상이 발견될 경우 의료진과 상의하고 자가격리가 필요한 상황에 처하면 철저하게 격리 수칙을 지키며 잘 대응해 왔다.

무기한 원격수업이라는 초유의 사태는 우리에게 많은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격리중에도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강의실에서, 그리고 실험실에서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수업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원격 수업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들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어서 강의실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 개인의 건강, 학교의 정상화, 그리고 국가 공동체와 지구촌 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힘을 모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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