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혁신방안 논의 오가

지난달 14일, ‘과학기술원(이하 과기원) 혁신방안 의견수렴을 위한 간담회’가 개최됐다. 간담회는 우리 학교 주요 보직자, 교수, 과기원 공동사무국장, 학생이 참가했다. 간담회에서는 ▲비전 혁신 ▲교육 혁신 ▲연구 혁신 ▲제도 혁신 등으로 구분하여 앞으로 이끌어 낼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김보원 과기원 공동사무국장을 인터뷰했다.

 

과기원 전략위원회 설립 배경

1971년 KAIST 설립 이후, GIST, DGIST, UNIST가 차례로 설립됐고, 4대 과기원 체제가 형성됐다. 과기원 체제의 주 목적은 우리나라 산업 인력을 육성하고 우리나라 교육 제도에 혁신적인 변화를 주기 위해서다. 올해는 KAIST 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있는 특별한 해이다. 과기원이 지난 50년간 설립 취지에 맞게 목표를 달성했는지 판단하고 추후 계획을 세우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기원 전략위원회를 구성했다.

 

비전 혁신

과기원은 지역사회에 공헌해야 한다는 목적이 있다. 최근까지는 과기원이 따로 운영되는 체제였기 때문에 상승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앞으로는 4대 과기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찾을 것이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4대 과기원의 의사결정 과정에 상승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게 통합 이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총장 선출 방식에 변화를 줄 것이다. 이전에는 총장 선출 3개월 전에 급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장기적인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과기원 발전을 이끌어나갈 역량을 지닌 사람을 찾아내기 위해 1년간 다양한 사람을 평가하고 그 중 가장 적합한 인물을 선출할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이 세워지지 않았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서 이번 총장 선출 때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올해 3월까지 총장 발굴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다. 

 

교육 혁신

학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잠재성을 가지거나 다양성을 지닌 학생들을 더 선발해야 한다.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도록 하는 것도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다양한 현장 교육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학문적인 지식도 중요하지만 인턴 경험을 통해 현장의 살아있는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학문적 지식과 현장을 통해 얻는 지식의 차이를 통해 성장해야 하고, 인턴십이 그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졸업 이후 진로가 한정적이다. 앞으로는 학부생들에게 졸업 후 진출할 수 있는 진로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자 한다. 졸업생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며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길 바란다. 이 세 가지가 이루고 싶은 교육 측면의 혁신이다.

 

연구 혁신

첫째, 예전에는 교수의 연구실 단위로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러 교수들이 한곳에 모여 공동의 주제를 연구하는 중점 연구소 제도를 진행하고 싶다. 

둘째, 기초과학을 장기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수요가 적다. 그래서 많은 연구소가 성과를 내기 위해 응용에 초점을 두고 연구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안정적인 지원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각 과기원마다 특출하게 잘할 수 있는 연구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인공지능에 집중해야 한다. 특성화를 함과 동시에 과기원들이 공동의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면 발전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제도 혁신

우선, 우리 학교는 교수 수가 많지 않다. 외국 대학의 경우 교수 1명당 학생이 10명 미만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교수 1명당 학생이 16명 정도다. 교수 수에 대한 학생 수의 비율이 늘어나면 학생의 교육이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교수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교수에 대한 평가를 엄격하게 진행할 것이다.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산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예산만 이용하게 되면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갑작스럽게 나타난 코로나19와 관련된 연구를 정부 예산만으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번 해부터 기업 기부금과 같은 형태로 비상 예산을 준비해 다양한 변화나 위기 상황에 대비할 것이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작년과 재작년 국정감사를 통해 느낀 것은 높은 수준의 연구 윤리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기재된 상황이나 연구실 내 교수와 학생의 부당한 상하관계가 사회적으로 자주 문제가 되었다. 앞으로 연구 윤리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 

덧붙여, 우리 학교 학생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으면 한다. 졸업을 한 학기 일찍 하는 것보다 국제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해외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학교생활과 외국 문화를 이해하려 하는 모습이 우리 학교 학생에게 걸맞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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