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영원히 살아갈 듯 숨 쉬지만 당장 내일 아침 눈뜨지 못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게 우리네 삶이니까요.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던 2년 반 동안의 신문사 생활 역시 어느새 마지막에 다다랐고, 저는 35개의 신문을 그 증거로 남긴 채 이곳을 떠납니다. 그리고 신문사에서의 마지막 원고를 쓰기 위해 동이 터오는 늦은 새벽 노트북 앞에 앉아 지난 2년 반의 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

2년하고도 반년 전의 저는 지금보다 더 어리고, 열정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신문을 만들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사실에 설레하던 그 감정이 지금도 고스란히 떠오릅니다. 그리고 지금의 전, 그때의 열정과 설렘을 더 이상 갖고 있지 못함을 느낍니다.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건 골치 아픈 일이 되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건 두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있어 신문사만은 예외였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글을 쓰는 건 제 가슴을 뛰게 하며 신문사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신문사에서 만난 모든 인연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신문사 덕분에 카이스트의 저는 좀 더 따뜻했고 좀 더 행복했습니다.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애틋함을, 한편으로는 허무를 자아내곤 합니다. 하지만 그 허무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건 이 막이 언젠간 끝난다는 사실과 상관없이 이곳이 우리를 가슴 뛰게 하기 때문이며 우리에게 올릴 다음 막이 남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이미 신문사를 떠나 새로운 막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도, 이 막이 내린 후에 새로운 막을 준비해나갈 저도, 이곳에 남아 새로운 막을 만들어갈 신문사의 사람들도, 모두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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