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양자점 필름의 양자점 간 상호작용으로 인한 효율 저하 극복해… 내구성, 빛 흡수도, 빛 추출도에서도 비약적인 발전 이뤄

우리 학교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와 전덕영 교수, 전기및전자공학부 장민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팝콘처럼 내부에 공기주머니가 가득한 고분자 매질과 양자점이 융합된 새로운 발광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9월 3일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크기에 따라 색이 변하는 양자점 소자

모든 물질은 입자로서의 성질과 파동으로서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다.  보통 입자로 여겨지는 물질이라도 크기가 아주 작아지게 되면 파동성이 나타나며 전혀 새로운 물성을 갖게 된다.

양자점은 크기가 매우 작은 반도체 입자로, 파동성을 가질 만큼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입자로 이루어진 반도체와 전기적, 광학적 성질이 다르다. 양자점 디스플레이 발광체는 기존의 다른 발광 소자와는 달리 구성 물질의 종류를 바꾸지 않고 입자의 크기만을 바꿔, 나타나는 빛의 색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색 순도 역시 다른 발광체보다 우수하며, 내구성이 뛰어나 기존 발광체에서 나타나는 번인(Burn In) 문제에 타격을 덜 받는다. 이러한 장점을 토대로 양자점 발광 소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용 발광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많은 TV, 모니터 관련 기업에서 관련 기술을 연구 중이다. 양자점을 이용한 자발광 디스플레이 기술을 QLED*(Quantum Dot Light-Emitting Diodes) 혹은 QD-LED라고 한다. 현재도 QLED TV라는 이름의 TV가 있지만, 그 제품은 자발광이 아니라 별도의 광원이 필요한 LCD TV 백라이트에 양자점을 부착한 형태이므로, 완전한 QLED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자점 간 상호작용 문제 극복

기존의 양자점 디스플레이 필름은 양자점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에너지가 빛을 방출하는데 사용될 뿐 아니라 양자점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열로 사용되어 에너지 효율 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빛 흡수도와 빛 추출도 역시 높지 않았는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이러한 측면에서 순수 양자점 필름의 문제점을 해결했다. 연구팀은 블록공중합 고분자**를 습도가 제어된 환경에서 코팅해, 고분자와 물 입자 사이를 미세하게 분리했다. 이후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키면서 형성되는 미세한 공극 구조에 양자점이 고르게 배열된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옥수수를 가열하면 내부의 수분이 수증기로 팽창해 빠져나가면서 속이 빈 팝콘이 형성되는 원리와 유사하다. 

팝콘 구조의 양자점 발광 필름에는 양자점이 블록공중합 고분자의 내부에 형성된 상 분리 구조를 따라 고르게 분포한다. 따라서 기존의 양자점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청색 LED 발광 소재로 적용했을 때 순수 양자점 대비 7배 이상의 발광 강도 향상 및 45% 이상의 내구성 향상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양자점 필름은 광 발광 특성이 순수 양자점보다 최대 21배 높았다. 

팝콘 구조의 양자점 나노 복합소재 개념도
골조가 되는 블록공중합 고분자의 내부에 형성된 공극 구조를 따라 양자점이 고르게 분포해 고분자와 상호작용하며 발광 효율이 늘어난다. (ⓒ정연식 교수 제공)

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복합소재 매질은 가시광 전 파장 범위에서 발광 강도 증대 효과가 있어 양자점 이외에도 다양한 발광 소재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값비싼 발광 소재를 적게 사용하고도 우수한 발광성을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QLED*
양자점이 색 순도가 높은 빛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기술. 유기물을 사용하는 기존의 OLED 디스플레이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블록공중합 고분자**
한 단량체로 이루어진 2종류 이상의 블록이 중합을 이뤄 형성된 고분자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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