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영양소 불균형과 과도한 섭취, 부족한 신체활동으로 각종 퇴행성 질환과 대사성 질환에 노출되어 있다. 물질적 풍요로 삶의 질이 높아졌지만, 개인이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해 신체적, 사회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완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학교 학생들과도 무관하지 않으며,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환경적인 특성으로 인해 더 많은 문제가 우려된다. 우리 학교에서는 기숙사 입사를 위해 건강검진 결과를 제출하는 것을 통해 학생 질병과 관련한 자료를 축적해왔다. 인문사회과학부 김석희 체육주임교수는 2010년부터 스포츠컴플렉스(N3) 체력단련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건강체력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동일 연령대의 표준과 비교했다. 이를 4년마다 KAIST 건강체력 지표 <KAIST TRACK> 보고서로 엮어, 체육 수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신체적 활동력은 어떤 수준일까? 2019년에 발행된 <KAIST TRACK>에 따르면, 인바디를 이용한 체성분 검사 결과에서, 스포츠컴플렉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체중, 체질량지수 등은 동일 연령대의 평균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나 균형적인 신체 조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됐다. 그러나 기초대사량은 동일 연령대에 비해 남녀 모두 낮은 경향을 보였다. 기초체력과 관련해서는, 최대산소섭취량을 통해 측정한 심폐 지구력은 남학생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공한 지표와 비교했을 때 4등급으로 표준보다 약간 높았으나, 여학생의 경우 3등급인 표준 등급에 해당했다. 반면, 근력 요인인 악력과 유연성의 척도 중 하나인 윗몸 앞으로 굽히기는 남녀 각각 2등급과 3등급으로 평균 이하였다. 이는 신체활동 양이나 생활습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건강체력은 동일 연령대 대비 약 10~20%가량 낮은 경향을 보였다. 보고서에 사용된 표본은 스포츠컴플렉스를 이용하는 사람들로, 어느 정도 운동을 할 마음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된 조사이기 때문에, 전체 학생들의 체력은 이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는 대부분의 학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우리 학교의 특성상, 대부분이 통학하는 다른 학교에 비해 생활패턴이 불규칙적이고, 이동 거리가 적어 활동량이 많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운동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운동 동아리 부원이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을 제외하고는,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학교에서 실시하는 체육 수업도 졸업을 위한 의무 사항이라 느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현재 상황을 지적했다. “불규칙한 수면, 아침 결식, 과일과 채소 섭취의 부족, 음주 그리고 신체활동의 감소가 대학 생활 동안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 이상 지속되면 몸에 피로가 쌓이면서 무기력감이 들고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정신적 내성이 떨어지게 된다”며 “이런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대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기 가장 좋은 시기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0년 여름 스포츠컴플렉스가 준공되고 운동처방실이 운영되면서부터 인문사회과학부에서는 생활습관의 변화, 올바른 영양 관리 그리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동 실천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달 건강달리기대회를 열어 약 5km 정도의 거리를 달리는 행사가 있으며, 그룹 운동 수업과 운동워크숍을 진행해 매달 다른 운동을 주제로 수업을 하고 있다. 또한, ‘하루에 60분 이상 움직이고, 30분 이상 숨차게 운동하자!’는 슬로건과 경품을 내세운 Active KAIST 6030 캠페인을 통해 학내 구성원의 규칙적인 운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 밖에 도전 성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내 구성원들과 함께 서울달리기 하프 마라톤, 동아 풀코스 마라톤, 철인 3종 대회 등에 참여했다.

이처럼 인문사회과학부에서는 학생들의 건강 관리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경품도 준비하지만, 참여율이 높지 않고 신청을 하고도 오지 않는 학생도 있다. 학생들 스스로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기를 바라며, 건강 관련 행사에 학생들이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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