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폰스 무하 展', 아름다운 이들을 위한 찬사
상태바
'알폰스 무하 展', 아름다운 이들을 위한 찬사
  • 류제승 기자
  • 승인 2019.11.04 2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폰스 무하, 1897, 모나코 몬테 카를로
알폰스 무하, 1897, 모나코 몬테 카를로 (ⓒ마이아트뮤지엄 제공)

차가운 일상에서 조금만 눈을 돌리면, 세상은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산업혁명 이후 팽배한 기계주의와 아카데미 미술에 반발하여 19세기 말 출현한 아르누보는 섬세한 곡선과 화려한 장식으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20세기 초까지 유럽 전역에서 유행한 아르누보 예술 사조는 회화, 건축 등 많은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직 아름다움만이 전부였던 세상의 중심에,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가 있었다.

 

세련되고 아름답게, 무하 스타일

아르누보 미술을 주도한 ‘무하 스타일’은 인물에 대한 섬세한 표현과 배경의 장식 언어로 대표된다. 작품의 중심에는 화려하게 꾸며진 인물이 자리하고, 형상화된 알파벳과 꽃, 왕관과 같은 장식품이 인물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물결치듯 구불거리는 여인의 머리카락 또한 무하 스타일을 상징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아름다운 여성을 주된 소재로 그림을 그리다 보니, 무하의 작품 속에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모델이 있다. 무하의 초기 작품에서는 연극 배우 사라 베르나르가, 후기 작품에서는 그의 딸이 뮤즈가 되어주었다.

사라 베르나르는 19세기 말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였다. 연극 <지스몽다>의 포스터 작업을 통해 알폰스 무하를 처음으로 만난 베르나르는, 이후 연기한 모든 극의 포스터를 무하에게 맡긴다. 무하는 위아래로 긴 실물 크기의 포스터에 베르나르의 모습을 화려하게 담아내었고, 석판화 기술을 이용하여 베르나르의 아름다움을 파리 곳곳으로 전했다. 베르나르가 무하의 그림을 마음에 들어 했던 것처럼 무하 또한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고, 베르나르의 연극 포스터 작업을 통해 명성을 얻게 된다.

 

장식 미술의 정점에 오르다

알폰스 무하는 대중을 위한 예술을 추구한 장식미술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부자들의 응접실에 전시될 그림이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했다. 파리에서 유명세를 얻은 무하는 이후 많은 광고 포스터를 맡아 작업했다. 무하는 철도회사 광고인 <모나코 몬테 카를로>에는 휴가의 설렘을 가득 담아냈고, <페르펙타 자전거>, <욥> 등의 광고에서는 신여성들의 억압되지 않는 자유로움을 표현했다. 무하의 광고 포스터는 파리 길거리를 아름답게 꾸며주었고, 그 아름다움을 동경한 사람들이 포스터를 떼어가는 일도 많았다.

파리에서 얻은 장식예술가로서의 명성은 살롱 데 상의 개인전 이후 절정에 달한다. 세계를 순회하며 전시회를 열게 된 무하는 더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작품활동에 매진한다. <황도 12궁>과 같은 무하의 대표작들이 출판물로 발행되었고, 인테리어를 목적으로 <사계> 연작 장식패널을 만들기도 한다. 그의 작품은 아름다우면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었기에, 다양한 사회계층의 사람들이 무하의 작품을 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알폰스 무하, 1911, 히아신스 공주
알폰스 무하, 1911, 히아신스 공주 (ⓒ마이아트뮤지엄 제공)

 

조국과 민족을 위한 헌사

20세기가 시작되고 아르누보 예술이 점점 인기를 잃기 시작하면서, 알폰스 무하는 이전부터 꿈꿔왔던 일들에 도전한다. 먼저, 무하는 장식미술가라는 꼬리표를 떼고 순수미술에 전념하려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에서도 파리 못지않은 성공을 거둔 그는 훌륭한 후원자를 얻게 되고, 마침내 그의 조국인 체코로 돌아간다. 고향으로 돌아간 무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아래서 비참한 현실에 처해있던 고국과 민족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

체코로 돌아온 무하의 그림은 분명 ‘무하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지만, 파리에서 활동하던 시기와는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그는 화려함과 장식적인 아름다움 대신, 단순하고 강한 느낌의 작품 속에 슬라브인들의 역사와 비극을 담아냈다. 무하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체코 사람들이 민족적 정체성을 되찾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나서기를 바랐다. 그는 사회 운동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통해, 또는 고향의 사람들과 역사를 담아낸 그림들을 통해 끊임없이 민족의 목소리를 전했다.

무하의 작품에는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움을 향한 끝없는 찬사가 담겨있다. 사라 베르나르와 함께한 포스터 작품에는 화려하고 여성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찬미가, 그의 딸 야로슬라바를 그린 작품에는 순수하고 우아한 고향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드러난다. 헌신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무하의 아름다운 세계는, 언제까지나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장소 | 마이아트뮤지엄
기간 | 2019.10.24. ~ 2020.03.01.
요금 | 15,000원
시간 | 10:00 ~ 20:00
문의 | 02)567-887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