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소자로 그래핀 활용하려면 단결정 구조로 균일 제작하는 기술 필요해… 수용액 상태 포도당을 탄소원으로 그래핀 단결정 합성

생명화학공학과 박오옥 교수 연구팀이 포도당을 이용해 단결정 구조의 그래핀 양자점을 균일한 크기로 합성하고, 청색광을 방출하는 소자 제작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5일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물리적 특성 뛰어난 차세대 전자재료

전극에서 전류가 흐를 때 전자의 이동은 파동을 통한 에너지의 전달로 일어난다. 원활한 에너지의 전달을 위해서는 물질의 밀도가 높고, 금속처럼 자유전자가 많아야 한다. 하지만 비금속 중에도 그래핀처럼 전류가 잘 흐르는 물질이 있다. 그래핀을 이루는 탄소 원자는 서로 결합할 때 전자 오비탈의 혼성화가 일어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전자구름이 생긴다.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할 뿐만 아니라, 높은 열전도와 투명도를 가져 차세대 전자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은 그래핀의 도체적 특성이 잘 기능하기 위해서는 탄소 원자들로 만들어진 격자가 단결정 형태로 균일하고, 정확하게 채워져야 한다.

기존 단결정 그래핀은 구리-니켈 기반 금속 박막 위에 고온에서 메탄가스의 탄소 원자를 하나씩 붙여나가는 화학 기상 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또는 다층 구조의 그래핀으로 만들어진 흑연을 물리·화학적 방법으로 벗겨내는 기술로 만들었다. 이렇게 제작한 그래핀은 결함이 많아 순수한 단결정의 특성을 갖지 않는 단점이 있다.

 

중간체 자가조립 이용한 단결정 구조 

이번 연구에서는 수용액 상태의 포도당을 이용해 촉매 반응을 통한 6탄당의 자가 탈수 반응을 유도하여 합성했다. 먼저 포도당 수용액에 아민, 아세트산 등을 혼합한 용액으로 반응 중간체를 제작했다. 이후 저온에서 중간체의 탈수를 통한 자가조립을 유도해 단결정의 그래핀을 합성하고, 기존의 복잡한 분리 정제법을 개선한 저온 침전법으로 결정을 분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그래핀은 최초로 단일 상에서 반응해 균일한 핵 성장을 통해 합성되었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포도당은 침습성이 작고 안정성이 높으며, 기존에 사용되던 메탄 가스처럼 유독한 화학물질이 아니라 생체에 적합한 원료이기 때문에 바이오 분야에서 그래핀 양자점 적용의 기회를 확장했다.

다양한 크기로 합성한 그래핀 단결정
포도당 기반 그래핀 합성 기술로 합성한 다양한 크기의 단결정. 결정들이 균일하게 정렬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오옥 교수 제공)

 

그래핀 양자점에서 청색광 방출돼

연구팀은 나노미터 수준의 그래핀에서 새로운 종류의 탄소 나노 물질인 그래핀 양자점을 합성했다. 그래핀 양자점은 띠틈(Band Gap)을 가지는데 전자에 점유된 가장 높은 에너지띠의 맨 위부터 가장 낮은 바닥 상태 사이의 에너지 차이를 뜻한다. 그래핀 양자점에서 전류가 흐르면 전자가 가지는 에너지를 띠틈이 파란색 빛으로 바꾸어 방출한다. 이 빛은 광자를 다른 물질에 조사해 특정한 색의 빛이 나오는 보통의 현상과 전혀 다르다. 예를 들어, 빛이 셀로판지를 통과할 때 다른 색으로 변화하는 현상은 단순 백색광의 다른 빛들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양자점은 스스로 에너지를 변환해 발광한다. 초기에 인가된 에너지에 따라 특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물질 자체에서 나오는 자발광은 별도의 광원이 필요하지 않고, 명암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액정이나 색 필터가 필요 없어 색순도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단위 색상에 대한 색순도가 높아질수록 각 색상의 조합으로 구현할 수 있는 조합 색의 범위가 넓어져 자연의 색을 좀 더 정확하고 폭넓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이석환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방식으로 만든 그래핀 양자점은 청색 계열 이외에도 추가적인 변형 실험을 통해 다른 파장대의 자발광을 유도할 수 있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발광 소자로서 그래핀 양자점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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