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달 11일부터 18일까지 학내 구성원들이 학내 언론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관련기사 466호, <학내 언론이 나아갈 방향은 - ① 학내 언론 인식 설문조사>) 본 설문조사의 목적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내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이번 호에서는 학내 언론의 미래에 대해 심층적으로 고민하기 위해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언론정보학 관련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인문사회과학부 장정우 교수, 한영훈 대학원 총학생회장, 충대신문 구나현 편집국장과 각각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문사회과학부 장정우 교수, “종이에서 벗어나 접근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학내 언론 설문조사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학내 언론의 재도약을 수용자로부터 찾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학내 언론에 대한 인지도와 구성원들이 인식하는 학내 언론의 필요도가 높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용도는 매우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용도를 알아보기 위한 질문은 좀 더 명확할 필요가 있었다. 이용도를 보다 정확하게 조사하려면, 언론 이용 빈도와 언론에 의한 태도 변화를 질문해야 한다. 설문 문항(학내 언론을 통해 정보를 얻고 계십니까)은 학내 언론을 단 한 번 이용한 구성원이라도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실제 학내 이용도는 조사된 것보다 더 낮을 수 있다. 

학내 구성원들이 학내 언론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것은 고무적이며, 학내 언론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학내 언론이 나아가야 한다.

 

SNS의 등장 등 매체의 변화가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은

디지털 미디어라는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 가짜 뉴스의 등장으로 인한 언론 전반에 대한 신뢰도 추락 등의 이슈로 각국의 언론은 현재 큰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언론 역시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최근 많은 조사들이 국내 언론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용도 역시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20대의 경우 전통적 매체에 대한 의존도 및 이용도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이 학내 언론이 필요하다고 느끼지만 정작 이용하지 않고 있는데

학내 언론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관여도를 높임으로써 기사를 찾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이것이 반복되면 학내 언론을 통한 정보 습득이 습관화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학내 언론 이용도를 높일 수 있다.

 

KAIST라는 특수한 환경은 학내 언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KAIST는 전통적 미디어가 침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TV 시청이 어렵고, 신문 등의 인쇄 매체 역시 이용도가 낮다. 대부분의 학내 구성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소통하며,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해져 있다. 이러한 특수성은 오히려 학내 언론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학내 언론의 잠재적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전통적 미디어의 영향력이 약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학내 언론이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은

접근성 향상은 현재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화두이다. 디지털과 모바일을 통해 기사를 전달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학내 언론사도 종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홈페이지를 통한 기사 전달을 활성화시키고, SNS 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 학교 포탈을 통해 학내 언론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결국 학내 구성원들이 학내 언론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학내 언론에 전하고 싶은 말은

학내 언론의 재도약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있다. 본인도 학보사 기자였기 때문에 기자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또한, 한국 언론의 위기를 인식하고 있는 학자로서 학내 언론의 고군분투가 한국 언론의 고군분투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타깝기도 하다. 다만 카이스트신문은 학내 환경의 특수성으로 인한 재도약의 가능성을 가진다고 본다. 학내 구성원들과 접점을 늘리다 보면 많은 구성원들이 학내 언론을 이용하게 될 것이다.
 

한영훈 대학원 총학생회장, “다양한 학내 구성원을 위한 내용 필요”

 

학내 언론 설문조사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설문조사 동기에 대해서 공감한다. 언론은 정확성과 신속성을 갖추어야 하는데, 학내 언론인 카이스트신문은 신속성 측면에서 SNS를 따라가기 어렵다. 발행주기도 2주이고, 방학에는 발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부분에서 이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학내 언론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대학원생의 특수성을 언급한 답변이 있었는데

해당 답변에 동의한다. 특히 우리 학교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모든 SNS 채널은 대학원생보다는 학부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학내 커뮤니티 ARA와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물론이고 대학원에서 만든 카이스트 대나무숲 역시 이용자는 학부생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카이스트신문은 어느 정도 대학원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는 매체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대학원생에게 학내 언론이 더욱 필요한 특수한 이유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언론을 이용하는 학내 구성원 비율이 낮게 나온 이유에 대해

카이스트신문은 학부 중심 이슈를 많이 다루고 있다. 이러한 이슈들은 대학원생이나 교수, 교직원이 바라볼 때는 중요하지 않은 일인 경우도 있다. 학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나 동아리연합회 관련 이슈가 아주 크게 다루어지는 것이 과연 전체 학내 구성원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 타 대학 학부를 졸업한 대학원생은 해당 이슈에 관심을 가지기 힘들다.

 

학내 언론의 접근성 향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카이스트신문의 접근성에 대해서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학내 구성원들에게 기사를 전달하는 채널의 종류는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기사 전달 방식보다는 내용에 더욱 신경 써서 학내 구성원들이 스스로 기사를 찾아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외에도 학내 언론과 관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

카이스트신문에 기사를 쓰는 사람이 다양하게 구성되었으면 좋겠다. 학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신문을 만들되 대학원생과 교직원도 글을 쓸 수 있었으면 한다. 특히 오피니언 면에 다양한 구성원들이 글을 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연구 기사는 다소 어렵다고 생각한다. 연구를 쉽게 설명하면 더 잘 이해시킬 수 있는데, 어렵게 설명하고 있다. 연구의 포장을 벗겨내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 또한, 현실적인 제약사항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방학 기간에 발간되지 않는 점이 아쉽다. 대학원생과 교직원은 방학에도 학교에 있기 때문에 언론이 소식을 알릴 필요가 있다.

 

충대신문 구나현 편집국장, “학내 언론, 기존 언론사와의 차별성 확보가 관건” 

 

학내 언론 설문조사 결과가 충대신문의 상황과 비슷한가

비슷하거나, 충대신문의 상황이 더 나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충대신문에서는 종이신문을 단과대에 직접 배달하고 있는데, 가판대까지 직접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숙사에 신문을 배치하는 것도 어려워서, 신문을 접하지 못하는 학우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으나 두 SNS 모두 이용하지 않는 학우들은 기사를 읽기 어려울 것이다. 

SNS 등의 새로운 매체가 학내 언론의 기능을 일부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SNS에 올라오는 정보는 학내 여론을 반영한다. 학내 언론은 이러한 여론에 대해 결론짓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숙사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학교에 문제의 원인이나 대책 등을 대신 물어보는 역할을 학내 언론이 할 수 있을 것이다. 

 

학내 언론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무엇이 있을까

에브리타임(학내 커뮤니티)에 기사를 하나씩 올리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 특정 이슈에 대한 글이 올라왔을 때 충대신문에서 작성한 관련 기사가 댓글로 달리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을 보고 커뮤니티에 기사를 올리는 방안을 떠올렸다. 카드 뉴스는 인력 문제 때문에 제작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으며, 신문 지면을 그대로 인터넷에 올리는 것은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학내 언론이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또 다른 어려움에는 무엇이 있나

첫째로, 인력 부족 문제가 있다. 학업과 병행하기 어려워 퇴사를 하는 기자들이 생기기도 한다. 기자들이 일에 익숙해지면 임기가 끝난다는 문제도 있다. 두 번째 문제로, 구성원들의 전문성 부족이 있다. 비문이나 띄어쓰기 오류가 생기기도 하고, 설문조사 진행 시 통계 관련 전문 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셋째로, 학내 정보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기자들이 속해있지 않은 단과대의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힘든 상황이다. 마지막은 신속성 부족이다. 충대신문은 3주에 한 번씩 발간되기 때문에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닌다.

 

앞으로 학내 사회에서 학내 언론은 어떤 역할을 가지게 될지

기존 언론사가 다루지 않는 학내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 중요한 역할이다. 또한, 정보 전달자가 아닌 정보 생산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 기성 언론사의 기사나 학교 측에서 전달한 정보를 옮겨 쓰는 것보다는, 설문조사 등의 방법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기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기존 언론사들과의 차별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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