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과학원 자금 운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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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과학원 자금 운용 논란
  • 이희찬 기자
  • 승인 2019.10.0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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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감사 업무 변화 필요

KAIST의 부설기관인 고등과학원이 정부 출연금을 주식형 상품에 투자해 약 5억 원 상당의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국회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 출연금과 지원금은 예금과 같은 안정적인 금융상품으로만 운용할 수 있는데, 고등과학원이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원금 손실의 우려가 있는 상품에 투자를 감행했음을 알렸다. 이에 따르면 고등과학원은 2015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일반회계에서 13억 2,200만 원을 주식형 상품에 투자했으며, 피해액은 약 5억 1,000만 원이다. 또한, 해당 자금을 담당하고 있던 증권사 직원이 고등과학원의 동의 없이 임의로 매매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허술한 시스템과 무너진 기강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국정감사에서는 연구윤리뿐 아니라 공직기강에 대해서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본지는 이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우리 학교 감사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감사팀 측에 따르면, 당시 회계 분야에 전문성이 부족한 직원이 오랜 기간 일을 담당해 증권사 직원과 가깝게 알고 지내며 일을 처리하다 보니 생긴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고등과학원은 회계 담당 직원과 증권사 직원 사이의 신뢰 관계 하에 큰 금액을 맡긴 후 사실상 관리를 위임한 상태였다. 본래 위험성이 있는 상품에 투자할 때는 증권사 측이 기관에 연락해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오랜 기간 일하다 보니 고등과학원의 거래 고유 비밀번호도 알고 있던 증권사 직원은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임의로 자금을 운용한 것이다. 2015년 이전까지는 안정적인 금융상품에만 투자하고 있었던 반면, 그 이후부터 ETF 상품(주식형 상품)이나 주식에 투자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고등과학원은 알지 못했다. 증권사는 매달 거래 내역을 고등과학원 측으로 우편으로 송부하는데, 고등과학원의 회계 담당 직원이 그 내용을 담은 우편을 확인하지 않아 약 4년간 해당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난해 3월 고등과학원 내 회계 담당 직원이 다른 직원으로 교체되었고, 새로운 직원이 거래 내역이 담긴 우편을 확인해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 이후 고등과학원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내부 조사 후 상위 기관인 KAIST로 감사를 요청했다. 감사팀 측은 “요청에 따라 지난해 감사를 진행했고, 11월쯤 감사를 마쳐 올해 1월에 결과가 전달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감사팀 측은 “해당 기간 내 상품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순수한 거래 이익이 약 2억 5,000만 원 정도 있었다”고 말하며 “하지만 약 4,500건의 거래 동안 수수료를 0.47%씩 부과하면서 손실된 금액이 약 7.7억 원이었다”고 5억 원 상당의 손해에 관해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로 증권사가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도 했지만, 증권사는 이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고 말했다. 변 의원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투자한 상품은 수수료가 0.1%인 상황에 해당함에도 증권사 측이 이를 알리지 않고 일반 수수료 0.47%를 적용했다고 밝혀졌다. 우리 학교 감사실은 이에 따라 고등과학원장에게 회계 담당 직원 등 책임자 징계를, 자금을 실질적으로 운용한 증권사 직원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팀 측은 앞으로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감사 인력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팀 측은 “감사 인력이 일차적으로 해야 할 일은 이미 발생한 사건들을 처리하는 것이고, 이차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의 교육이나 조치를 진행하는 것이다”고 말하며 “현재 감사팀 직원이 6명인데, 이 인원으로는 이미 일어난 사건의 처리도 벅찬 상황이다”고 아쉬운 점을 밝혔다. 감사원이 각 정부 기관에 권장하는 감사 관련 직원 수는 전체 직원 수의 0.8% 이상인데, 우리 학교는 부설 기관까지 합치면 직원 수가 3,000여 명에 육박하지만 감사팀은 단 6명의 직원으로만 운영되고 있기에 모든 기관을 관장하거나 예방 조치를 위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렵다. 또한, “우리 학교 직원들은 주로 3~4년 주기로 인사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감사팀 직원들은 짧은 기간 내에 업무에 숙련되기 어렵고, 매번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업무에 익숙해지려면 오랜 시간 공부 및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의 지침에 따르면 감사직렬제를 통해 감사를 맡는 직원을 지정해 각 기관 내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다른 부서에서 일하다 감사팀으로 배정되기도 하며, 감사팀에서 다른 부서로 배정되어 나가는 경우도 있어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거나 알게 될 직원들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는 것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있다.

마지막으로, 감사팀 측은 “학교도 사람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약간의 잘못은 그럴 수도 있다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가 그런 문제들을 덮고만 간다면 전체적인 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고, 모든 문제를 덮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큰 비위 행위의 경우 모든 구성원이 단호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학내 구성원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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