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욕심이 정말 많은 사람이다. 욕심이라기보다 욕망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학점을 더 잘 받아야겠다는 욕심이 있다기 보다는 넓은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고,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들을 통해 내 인사이트를 넓혀나가고 싶은 욕망이 큰 사람이다. 아직 대학교를 1년도 채 다니지 않았지만 정말 다양한 종류의 대단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그 사람들에게 배운 점도 많았고,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는 가을 학기 시작과 동시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이번 학기 들어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녔는데, 그 순간순간에 느낀 감정들이 휘발되어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솔직히 기록하지 않으면 저번 주 주말에 무엇을 했는지,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나는 기억할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매일매일을 그 블로그 안에 기록하고,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들과 내 감정들 모두를 그 안에 글이라는 형태로 적으려 노력한다. 원래는 내 개인 노션 페이지에 일기를 적으려 했었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생각에 길게 이어 나가기 어려웠다. 개인 노션보다는 조금 더 공개적인, 그렇지만 인스타그램보다는 조금은 비밀스러운 블로그라는 툴에 내 일기를 올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은 단순히 누굴 만나서 무엇을 먹었다는 것으로 그치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느 날은 정말 오랫동안 시간을 들여서 내 생각을 정제시켜 기록할 때도 있었다. 블로그에 이렇게 내가 하는 굉장히 사적인 고민이나 조금은 비밀스러운 글들을 적어놓다 보니 주변 사람 중 한 명에게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렇게 자기 생각을 공개된 공간에 적어놓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블로그는 보는 사람만 본다. 인스타그램 피드나 스토리 같이 그냥 스크롤 내리다가 슥슥 넘겨볼 정도로 접근성이 좋지도 않고, 나를 정말 궁금해하는 사람들만이 내 블로그를 찾아온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 좋았고, 또 재미있었다. 뭔가 나만의 특별한 방법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최근에 내가 어떤 사람이고 되고 싶은지에 대해 자주 생각해보았다. 나는 환경에 따라 행동이 변하지 않는 일관된 사람이 되고 싶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의 행동들을 나 스스로가 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었으며, 내 행동으로 남에게 작게나마 선한 영향을 주고 싶었다. 또한 너무나도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을 학기 들어 내가 블로그를 쓰기 시작하며, 처음에는 사실 마냥 귀찮았다. 원래 글을 쓰는 것에 취미가 있던 사람이 아니다 보니 뭔가 내 머릿속에 맴도는 말들이 글로 잘 적히지도 않았고, 하루 이틀씩 밀리기 시작하니 적어야 할 분량이 너무 많아졌다. 그렇게 습관을 만들고자 약간은 억지로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지 3주 정도 지나면서 주변 사람 중 몇 명이 내 글에 관해 이야기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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