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교수 제공
이재영 교수 제공

    지난달 14일, 과학기술인 경력개발 종합지원 플랫폼인 K-클럽(https://k-club.kird.re.kr/career/index.do)에서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이재영 교수의 그룹 멘토링이 진행됐다. ‘이공계 우수인재의 커리어 관리 노하우’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멘토링에서는 대학원 진학과 취업 등 생애 중요한 순간에서의 현명한 선택을 위한 경력 관리 방법, 독일 유학 등에 대한 조언이 오갔다. 본지는 멘토링 내용을 바탕으로 커리어 관리에 대한 이 교수의 조언을 소개한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한독 교환 프로그램으로 독일 ULM 대학에서 6개월간 있었던 이 교수는, 지방 정부 지원으로 2개월가량 더 머물게 되면서 독일에서 학위를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막스플랑크협회 프리츠하버연구소(Fritz Haber Institute of the Max Plank Society)에서 2년 2개월간 더 연구하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를 받고 난 후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2년간 있었고, 그 후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3년간 근무했다. 이후 2007년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 14년째 재직 중이다. 이 교수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그리고 광주과학기술원에서 근무한 지난 20년간의 삶을 설명하며, 본인을 ‘산학연을 모두 해본 사람’으로 소개했다. 이어 “끊임없는 경력 관리를 해왔다고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지금의 위치에 오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자신의 삶을 설명하며 ‘자기 동기부여(self-motivation)’와 ‘여유’라는 두 키워드를 사용했다. 이 교수는 “자기 동기부여를 통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길을 찾아갈 수 있었다”며 “그런 과정에서 무리수도 많았고, 힘든 과정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 같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1998년 한독 교환 프로그램을 신청했던 당시 프로그램 담당자를 설득했던 일화나 교환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도서관에서 전기화학 관련 잡지를 찾아보며 스무 군데에 이메일을 보냈던 경험을 언급하며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꼼꼼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답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막스플랑크협회 프리츠하버연구소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곧바로 한국에 돌아와 보름 만에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취직했다. 이후 광주과학기술원에서 교수로 부임한 현재에 이르기까지 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간에 큰 경력단절이 없었다는 점은 좋았지만, 돌이켜 보니 여유가 없었던 삶을 살았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경력이 단절되지 않으면서 중간에 약간의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인생을 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삶에서 여유를 찾기 힘들어하는 멘티들에게는 “운동하거나 친구와 여행을 다니는 것처럼 사소한 것도 여유가 된다”며 “그걸 일에 너무 얽매여서 자꾸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연을 마친 후에는 이 교수와 멘티들 사이에 일대일 질문 시간이 이어졌다. 이 교수는 본인의 인생을 요약한다면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는 멘티의 질문에 ‘작심삼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길을 가는 방향이 꼭 직선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작심삼일로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다 보면 나름대로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오히려 너무 긴 계획을 세워놓고 거기에 얽매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며, “처음 계획을 끊임없이 바꾸더라도 결국 목적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라고 멘티를 다독였다.

    독일 유학의 길을 연 선구자로서, 독일 유학을 결심할 때 두려움이나 불안감은 없었냐는 질문도 있었다. 이 교수는 이에 본인을 ‘적극적인 사람’으로 설명하며 “삶에서 주저한 적이 별로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실패할 수 있지만, 계속 도전하다 보면 뭔가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멘티들의 도전정신을 장려했다. 다만 시도에 앞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과 한번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말라는 것도 덧붙였다.

    이번 그룹 멘토링에 참여한 한국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계측학과 변지철 박사과정은 “스스로의 가치관을 상기시키기 위한 동기부여를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그룹 멘토링을 알게 되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강연이면 내용이 어렵고 지루하여 집중력이 저하되었을 텐데, 이번 그룹 멘토링은 영화처럼 한 사람에 대한 인생 스토리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고 질문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평했다.

    이번 달에도 ‘이공계 대학원생, 포닥 진로 및 커리어 디자인 그룹 멘토링’, ‘과학유튜버에게 배우는 과학문화 콘텐츠 제작 노하우’ 등 세 세션의 그룹 멘토링이 예정되어 있다. 참여를 원하는 경우 K-클럽 누리집의 ‘성장지원 > 멘토링 > 그룹 멘토링’ 메뉴(https://k-club.kird.re.kr/prog/grpMentrg/career/sub01_01_03/list.do)에서 신청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본지 기자의 K-클럽 커리어Up 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K-클럽 누리집과 카이스트신문에 동시 게재되는 기사입니다. 기사 원문과 K-클럽 누리집에 올라온 다른 기사들은 https://k-club.kird.re.kr/prog/cnrs/career/sub02_02/view.do?cnrsNo=58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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