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서 활동하며, “신문사 기자면 글 잘 쓰겠네?”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때마다 필자의 대답은 항상 “신문사 사람 중 내가 제일 못 써”였다. 지난 3년간의 신문사 생활을 되돌아보면, 필자는 좋은 글을 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학우들에게 교내 중요한 뉴스를 알리고 싶어서’, 혹은 ‘글쓰기가 좋아서’ 신문사에 들어온 다른 기자들과는 달리, 필자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지 않고 신문사 활동을 시작했다. 남들과는 달리 글재주도 없었고, 신문사에서 이루고자 하는 일도 없었다.

첫 학기에는 수습기자로 일하며 주로 강연, 행사와 같은 가벼운 주제를 다뤘다. 당시에는 수습기자 중 일이 가장 많아 불만이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기자 활동에 빨리 적응하라는 선배들의 배려가 아니었나 싶다. 다음 학기부터는 학술부 기자로서 우리 학교의 연구, 혹은 학우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학술 주제를 기사로 작성했다. 학술부 기사를 작성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방대한 자료를 한정된 지면 안에 담아야 하며, 누가 읽더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명료하고 논리적인 전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글재주가 없어 처음에는 꽤나 고생했지만, 주변의 도움과 배려로 어느덧 기사를 수월하게 작성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에는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필자가 알고 있는 사실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글, 혹은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글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신문사 활동을 하면서 끝내 그런 글을 완성하지는 못했다. 기사를 쓸 때는 스스로 만족했더라도, 지면에 인쇄된 글을 보면 항상 어느 한 군데는 마음에 안 들기 일쑤였다.

아무것도 몰랐던 새내기 기자가 신문사 생활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앞으로도 좋은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게 된 것은 주변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신문사 선후배, 동기, 주간 교수님, 간사님에게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많은 기자 생활이었다. 다시 돌아올 수 없을, 신문의 마지막 자리를 빌려 필자, 그리고 카이스트신문을 이끌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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