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KAIST의 다섯 번째 만남 - 학습 소통 플랫폼을 개발한 ‘클라썸’ 인터뷰

클라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클라썸은 성장을 위한 학습 소통 플랫폼입니다. 전 세계 25개국 6000여개의 기업과 학교에서 클라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의, 멘토링, 팀별 프로젝트, 지식 공유 등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클라썸(CLASSUM)은 ‘CLASS’와 ‘FORUM’의 합성어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교육이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형태였다면, 학습자가 서로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고 소통하는 포럼으로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교육자가 아무리 질문하고 참여하라고 학습자에게 강조해도 학습에 잘 참여하지 않았어요. 질문을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보 같은 질문일까 봐’, ‘나댄다는 시선이 두려워서’ 등 다양한 물리적, 심리적 장벽이 질문을 가로막죠. 클라썸은 이런 장벽을 무너뜨립니다. 익명으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게 하고 SNS 스타일의 디자인으로 소통의 부담을 덜어주죠.

 나아가, 클라썸은 소통 증진에서 그치지 않고 데이터를 분석해주고 AI를 접목해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번에 출시한 AI DOT이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새로운 질문이 올라오면 유사한 질문을 추천해줍니다. 최근에는 Gather, Zoom, Kahoot! 등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과의 플랫폼 간 연동을 통해 통합된 소통 환경을 지원합니다. 클라썸은 이런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창업 계기가 무엇인가요?

 사실 저는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창업’이라고 하면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일, 가족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KAIST 진학 후 선배들이 창업에 성공하고 실패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달라졌어요. 실패했을 때도 창업자 개인이 재기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창업에 성공하는 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깨닫기도 했고요. ‘내 인생에서 창업은 절대 없어’에서 ‘인생에서 창업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바뀌었죠.

 이렇게 생각이 바뀐 후에,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KAIST에 왔는데 질문 하나 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예요. 수업 시간에는 바보 같은 질문일까 봐 걱정되어 손들기 어려웠고, 수업 후 이메일 쓰는 건 부담스러웠죠. 보통 동아리 기반의 지인 위주로만 정보가 공유되었는데, 서로가 서로를 소외시킨다고 생각했어요.

 전산학부 과대표 당선 후 가장 먼저 시도한 학생회 사업이 바로 ‘과목별 톡방’ 사업이었어요. 기존에는 같은 동아리에 있는 학생들끼리 수업 별로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이야기했다면, 학생회에서 공식적으로 수업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어주는 거죠. ‘과목별 톡방이 없었다면 한 학기를 버티지 못했을 거다’라는 후기가 쏟아지며 반응이 뜨거웠어요.

 과목별 톡방은 우리 학교 전산학부에서 시작해 다른 학과, 다른 학교로 확산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단순한 채팅방 형식은 한계점이 많았어요. 더 많은 사람에게 지속적이고 제대로 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만큼 ‘학습에 최적화된 형태의 소통 채널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만들까 고민하다가 제대로 된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창업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얻은 이익을 제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2022년도 봄학기부터 KLMS에 새롭게 클라썸 탭이 생기게 되었는데, 본인이 창업한 회사의 서비스가 모교에 도입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학교에 복학한 친구들과 학교 후배들로부터 클라썸 사용 인증샷이 오는데 설레고 기뻤어요. 모교이기에 더 철저한 단계별 검증을 진행해왔거든요. 지난 5년간 치열하게 발전시켜온 덕분에 이번 도입이 이루어졌고 그래서 클라썸 팀에게 더 뜻깊은 순간이었어요.

 제가 다녔던 KAIST는 교수님께서 질문도 장려하시고 외국인 학생 비율이 높아 강의 중에도 질문이 꽤 있던 곳이었어요. 하지만 동시에 질문의 어려움도 많던 곳이었습니다. 강의가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강의 중 질문하기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았고, 학과 선택이 자유로운 만큼 강의 내에 모르는 걸 물어볼 친구가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왠지 다들 똑똑해서 나만 빼고 이해한 것 같아 의기소침해지거나 괴로워하는 모습도 자주 보았습니다.

 학생들의 마음을 담아 학생들이 시작한 클라썸이 학생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클라썸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질문해도 괜찮다고 손 내미는 존재가 되길, 숨은 잠재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자신을 믿고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길 바라봅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신가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클라썸을 통해 학습자가 서로 도우며 성장하는 학습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단순히 교육 툴을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문화와 그 방법을 퍼뜨리는 곳이 되고 싶습니다. 전 세계의 학습자들이 학습하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혼자 검색해보거나 지인에게 연락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질문하고 서로 답변하는 것이 당연한 문화가 되면 클라썸이 정말 성공했다고 느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경쟁을 넘어 상생을 통해 우리가 함께 더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작은 부분부터 증명해가고 싶어요. 클라썸은 배움에 있어서 상생의 힘을 느낄 계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제 목표를 향한 첫걸음입니다.

 

창업을 꿈꾸는 KAIST 학생들에게 한마디

 앞으로 정말 많은 거절과 반대를 마주하게 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이 ‘되는 사업이다’, ‘안 되는 사업이다’라고 말하는 것에 집중하기보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근거가 유효한지 판단하며 참고로만 보시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직접 설정한 가설을 기반으로 하나씩 증명하다 보면 어느새 본인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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