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ino-Cortical Mapping Ratio Predicts Columnar and Salt-and-Pepper Organization in ... - 'Cell Reports'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세범 교수 연구팀이 포유류 일차시각피질의 방향 선호도 지도가 종마다 다른 구조로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3월 10일 <셀 리포츠(Cell Reports)>에 게재됐다.

 

두 종류로 구별된 방향 선호도 지도

포유류에서 시각 자극은 망막을 거쳐 대뇌의 일차시각피질에 전달된다. 일차시각피질을 구성하는 각각의 신경세포는 특정 방향으로 기울어진 시각 자극에 잘 반응하는 방향 선택성을 보인다. 이러한 방향 선택성을 일차시각피질 전체 영역에서 측정하면 포유류 종에 따라 두 종류로 뚜렷이 구별되는 구조가 지도 형태로 관측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영장류 등에서는 각 신경세포의 선택성이 연속적이고 주기적으로 변하는 원주형 방향성 지도(Columnar Orientation Map) 구조가 관측되는 반면, 설치류에서는 방향 선택성이 무작위로 배열되어 마치 소금과 후추를 흩뿌린 형태와 비슷한 소금-후추 구조(Salt-and-Pepper Organization)가 관측되는 것이 보고되어 왔다. 다양한 포유류의 시각피질에서 이러한 두 가지 기능적인 구조가 나타나는 원인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그 형성 원리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종마다 다른 진화 과정을 거치며 생물학적 발생의 차이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거나, 시각 피질의 발생 원리는 대부분의 종에서 공통적이지만 일부 생물학적 요소의 차이로 인해 다른 구조의 신경회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신경세포의 비율에 따라 방향 선호도 지도가 달라지는 모습
(a)시각피질의 신경세포가 촘촘하면 방향 선호도의 변화를 손실 없이 샘플링해 원주형 방향성 지도가 형성되고, (b)반대의 경우는 소금-후추 구조가 형성된다.
백세범 교수 제공

신경세포 비율이 지도의 구조 결정해

연구팀은 현재까지 알려진 여덟 종의 포유류 데이터를 분석해 일차시각피질 신경세포의 대략적인 개수와 망막 신경절 세포의 개수의 비율이 방향 선호도 지도의 유형을 구별할 수 있는 지표가 됨을 발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망막-피질 신경세포의 비율에 따라 방향 선호도 지도의 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원리에 대한 이론적 모델을 구현했다. 망막 신경절 세포는 ON과 OFF의 두 가지 종류로 구성되는데, 각각의 세포 종류는 육각 격자의 모자이크 형태로 배열되어 있고, 이에 따라 ON과 OFF 세포 격자들이 기하학적인 간섭무늬 형태를 형성하게 된다. 연구팀의 선행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기하학적인 망막 신경절 세포의 배열이 일차시각피질에 전달되고, 이 격자 형태의 국소 구조에 따라 일차시각피질 한 지점에서의 방향 선호도가 결정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망막 신경절 세포의 모자이크 구조로 결정되는 방향 선호도의 공간적 주기를 측정하고, 일차시각피질의 신경세포들이 이 주기와 비교할 때 촘촘히 배열되는지 드문드문 배열되는지를 조사했다. 만일 일차시각피질의 신경세포가 충분히 촘촘하게 배열되어 있다면, 망막 신경절 세포 모자이크 구조로 결정된 방향 선호도의 연속적 변화를 손실 없이 샘플링(Sampling)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속적이고 주기적인 구조의 방향 선호도 지도가 얻어진다. 연구팀은 신호처리 등의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나이퀴스트 샘플링 정리(Nyquist Sampling Theorem)를 통해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한 샘플링 비율의 정확한 조건을 구했다. 정리에 따르면, 어떤 신호를 손실 없이 복원하기 위해서는 그 신호 최대 주파수의 두 배에 해당하는 빈도로 샘플링해야 한다. 연구팀은 시각피질 지도 구조를 결정하는 망막-피질 신경세포 비율의 경곗값이 나이퀴스트 샘플링 정리가 제시하는 기준과 일치함을 밝혀냈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경곗값을 기준으로 방향 선호도 지도의 구조가 급격하게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는 또한 다양한 포유류에서 두 가지 형태 이외의 다른 방향 선호도 지도 구조가 관측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진화 과정에서 매우 단순한 물리적 조건의 차이로부터 전혀 다른 신경회로의 구조가 발생할 수 있음을 밝힘으로써, 서로 다른 생물 종의 다양한 기능적인 구조가 기존 예상보다 간단하게 물리적 초기 조건들의 차이로부터 야기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시스템 신경과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알려져 있었지만 설명하지 못했던 생물학적 사실을 이론적 모델과 시뮬레이션에 근거해 명확하게 설명함으로써 계산뇌과학적 접근이 시스템 신경과학 연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였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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