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뿐인 강의평가 “개선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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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뿐인 강의평가 “개선 필요해”
  • 윤호진 기자, 손하늘 기자
  • 승인 2011.05.09 2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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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64% 참여해 개설강의 60%만 평가결과 공개
바쁜 일과와 실효성 의문에 학생의견 반영 창구 스스로 포기
“평가해도 변화없어” “수강신청 도움 안 돼” 비판도

지난 9일부터 봄 학기 수강 과목에 대한 강의평가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공개되는 자료가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부터 과연 강의평가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학우들 사이에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상태다. 응답률이 낮아 결과를 공개하지 못한 강의는 지난 학기 446개에 달한다. 수업권 보장을 외치며 평가를 제도화하고 점수 공개를 요구하던 시기와 크게 다른 풍경이다.


강의의 질 요구하며 총학 주도로 시작

오래 전부터 강의평가를 시행하며 점수가 담긴 책자까지 발행하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강의평가 역사는 짧다. 1993년 한신대가 처음 강의평가를 시작했으며, 우리 학교는 1995년 봄부터 도입했다.

학부총학생회의 주도로 시작된 강의평가는 당시 종강 시기에 설문지와 OMR 응답지를 이용해 이루어졌다. 2002년 가을 학기부터는 종이에서 인터넷으로 방식을 전환했다. 응답률을 높이고자, 평가를 마쳐야 성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강의평가는 기말고사 2주 전부터 12일간 시행된다. 평가는 ▲수업의 구성 ▲이해도 ▲학생참여 등 분위기 ▲지식습득 기여도 ▲영어강의 준수 등 총 9개 문항(5개 문항 필수)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우들은 ‘매우 그렇다’부터 ‘전혀 아니다’까지 5개 척도로 수강한 강의를 평가하게 된다. 응답률이 60% 이상이면 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저조한 참여에 평가 필요성 퇴색

바로 이 ‘60% 응답’을 넘지 못해 지난 학기 평가 결과 중 40%가 공개되지 못했다. 학생의 요구로 도입하고 공개되는 강의평가가 정작 학우의 외면을 받는 것이다.2000년 가을 학기 생명과학과의 강의평가 결과를 보면, 총 수강수 673회 중 응답수가 547회였다. 당시 강의평가를 해야 성적을 볼 수 있다는 조항이 없었지만 81%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2002년 가을 학기 첫 인터넷 평가는 83%의 학우가 참여했다. 반면, 지난 학기 평가는 64%가 참여하는 데 그쳤다.

응답률이 낮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홍보 부족을 지목한다. 강의평가 종료와 동시에 포털과 ARA에는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몰랐다며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글이 여럿 올라온다. 하지만 “홍보는 충분하다”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실제로 평가 시작 수 일 전부터 포털에 일정이 공지되고, 캠퍼스 곳곳에는 시행을 알리는 현수막이 게시된다.

때문에, 홍보 부족보다는 학우들의 바쁜 일과와 무관심이 원인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로 취재 도중 만난 여러 학우는 이번 학기 강의평가 기간을 모르고 있었다. 응답률이 낮아진 원인을 묻자 공통적으로 “과제를 챙기느라 강의평가를 잊고 있었다”, “성적을 보려면 평가를 해야 하지만 시간도 없고 귀찮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10학번 학우는 “현수막도 걸리지 않는 수강신청은 시작 전부터 서버가 마비되는데, 소중한 권리인 강의평가는 무관심 속에 지나가는 현실이 아쉽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강의평가 반영 정도, 크게 미흡” 44%

강의평가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친다는 인식도 학우들 사이에 퍼져 있다. 학부총학생회의 여론조사에서 강의평가가 강의에 반영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문항에 ‘크게 미흡하거나 전혀 아니다’라는 응답이 44%(459명 중 204명)에 달했다. ‘잘 되고 있다’는 16%에 그쳤다. 학우들이 강의평가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0학번의 한 학우는 “어차피 교수님들은 연구 실적과 프로젝트만 신경 쓰는 것 아닌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강의평가에 개의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한 수리과학과 09학번 학우는 “학우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수업 주제를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 교수님들이 있다”라며, “강의평가를 어느 정도 의식하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기및전자공학과의 한 교수는 “전반적으로 강의에 좀 더 신경을 쓰게 하는 효과는 있다”라면서도 “동료 교수들 사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으려면 학생들에게 도전하도록 하고 많은 요구를 하는 것보다, 친절하고 쉽게 하는 것이 좋다’는 시각도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강의평가는 교수의 ▲영년직 임용 ▲승진 ▲재계약 ▲성과급 ▲우수강의 선정 등에 반영되고 있다. 영년직 임용, 승진, 재계약 심사에서 강의에 대한 평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5%다. 여기에는 학우들의 강의평가 결과, 교과목개발, 영어강의 준수, 강의 수와 수강생 수, 교재 저술이 포함된다.

성과급 산출 기준에는 강의평가를 포함하는 ‘교육실적’ 항목이 20%에서 60% 가량 반영되며, 이를 토대로 6개 구간으로 지급액을 나눈다. 강의대상 선정의 기초자료로도 강의평가를 이용한다.

임찬상 교육지원팀장은 “모든 교수님을 대상으로 매년 두 차례씩 시행하는 교수 평가 항목에 강의평가가 포함되기 때문에, 평가가 쓰이지 않고 있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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