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생명과학과 강창원, 김은준 교수팀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이하 ADHD)가 뇌의 신경 시냅스 단백질인 GIT1 유전자의 결함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의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4월 18일 자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새로운 ADHD 관련 유전자 GIT1의 발견

ADHD 관련 유전자로는 도파민과 연관된 10여 개의 유전자가 밝혀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밝혀진 GIT1 유전자는 도파민과 연관된 유전자가 아닌 새로운 유전자이다.

강 교수팀은 GIT1 유전자의 유전자형(Genotype) 중 특정한 부분의 염기서열이 일반인과 다를 때 ADHD 발병률이 높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어 김 교수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GIT1 유전자와 ADHD와의 인과 관계를 규명했다. 동물 생체 실험으로 ADHD 관련 유전자의 인과 관계까지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IT1의 특정 염기가 일반 사람들과 달라

강 교수팀은 GIT1 유전자형의 염기 하나가 다르기 때문에, 이 단백질이 적게 만들어지는 아동들에서 ADHD의 발병 빈도가 현저히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강 교수팀은 ADHD 증상이 있는 아동들과 없는 아동들의 GIT1 유전자를 분석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GIT1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ADHD 아동은 37명(19.4%), 정상 아동은 18명(9.2%)이었다. 이는 GIT1 유전자의 유전자형 중 시토신(C)과 티민(T)이 존재하는 부분에 티민이 존재하는 경우 ADHD에 걸릴 확률이 2.7배나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쥐 실험을 통해 인과 관계를 규명하다

김 교수팀은 생쥐를 이용해 동물의 행동을 분석하고 신경과학 실험을 통해 ADHD와 GIT1 유전자의 인과관계를 확인했다.

생쥐를 이용한 동물 행동 분석에서는 GIT1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를 실험에 이용했다. GIT1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는 GIT1 단백질을 합성하지 못하게 된다. GIT1 단백질이 부족한 생쥐들은 지나치게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는 과잉행동-충동형의 ADHD 증상을 나타낸다. 아울러 ADHD 아동이 성인이 되면 과잉행동이 사라지는데, GIT1 결핍 생쥐도 사람의 20~30세에 해당하는 7개월이 되면 과잉행동이 사라지는 것을 보였다.

생명과학과 김대수 교수팀과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재승 교수팀의 도움을 받아 진행된 신경과학 실험에서는 뇌파 중 ADHD 환자들에게 빈번히 나타나는 세타파를 이용했다. GIT1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들에게 ADHD 치료 약을 주입하면 세타파가 사라진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ADHD와 GIT1 유전자와의 인과관계를 확인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모델 생쥐에 대해 “사람을 통해 할 수 없는 ADHD 실험이 이번에 만들어진 모델 생쥐를 통해 가능해졌다”라며 “ADHD 발병기작을 연구하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데 GIT1 결핍 생쥐를 모델생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새로운 ADHD 치료법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라고 언급했다.


ADHD 원인 규명은 계속된다

이번 연구로 GIT1 유전자의 결핍이 ADHD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 확실히 규명되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ADHD 발병기작을 연구하거나 신약을 개발하는 데 GIT1 결핍 생쥐를 모델 생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새로운 ADHD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이번 연구 결과의 의의를 밝혔다.

하지만 GIT1이 ADHD를 유발하는 유일한 유전자는 아니다. 강 교수는 “ADHD와 연관이 있는 유전자는 수백 종류에 달하며, 그 중 수십 개가 ADHD의 발병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유전자 치료를 해도 GIT1이라는 유전자 때문인지, 다른 유전자 때문에 ADHD가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아직 유전자 치료를 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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