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여름 방학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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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여름 방학을 위해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1.05.09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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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교민 전산학과 교수

계절의 여왕 5월과 기말고사라는 터널을 지나면 대학 생활의 꽃, 방학이 다가온다. 우리 학교의 여름 방학은 국내 타 대학들보다 한 달가량 길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앞으로의 삶에서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동시에 제도적, 그리고 사회 인식적으로도 보장되는 시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또한, 고등학생 때와는 다르게 대학 생활에서의 방학은 가족들과 특정 시험의 압박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이런 황금 같은 방학 시간을 어떻게 알차고 보내고, 재충전과 새로운 경험을 쌓는 시간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대학 생활의 즐거움이 배가 되기도 하고, 지루한 일상으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의 대학 생활을 돌이켜 보았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역시 방학 중에 떠난 여행이다. 2학년 여름 방학이었던 1997년 여름(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해이기도 하다), 두 명의 친구와 함께 중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중국은 당시로써는 가깝고도 멀었고, 우리나라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었다. 이 여행을 나의 힘으로 준비하고자 봄 학기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자금을 마련하고, 한 학기 동안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했다. 예상보다 중국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고, 정신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외국인이 중국어를 어설프게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두 도와주려고 했다. 황산에서 만난 중국 공안 당원들과의 술 한 잔, 그리고 친구가 감기에 걸려 고생했던 기억들은 나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북경, 백두산, 남경, 황산, 계림, 홍콩을 거쳐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한 달 일정을 통해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내 삶을 돌아보고, 우리와는 다른 가치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1997년 겨울 IMF 사태가 발생하면서 더 이상 배낭여행은 힘들어졌다. 그 대신, 3학년 여름 방학엔 동생과 함께 국내 자전거 여행을 계획했다. 운동을 전공하는 동생에게 호흡이 늦춰지지 않으려고 출발하기 일주일 전부터 자전거 연습을 했고, 닷새 동안 하루 8시간의 주행으로 전국 횡단을 마친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 땅이 이만큼 넓구나 하는 것을 직접 느껴보는 것 또한 무척 유쾌한 일이었다.

1, 2학년 여름 방학 때의 대학생 농촌 봉사 활동과 4학년 방학 시간을 통해 평소 공부하고 싶었으나 관련 강의가 열리지 않아 배우지 못했던 확률론적 방법(Probabilistic Method) 등에 대해 친구들과 공부했던 것도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요즈음엔 학부생 연구 참여 프로그램(URP)이나 회사, 연구소 등의 인턴십 제도가 잘 발달해 있으므로 방학 기간에 이를 활용해 앞으로 본인이 원하는 진로의 ‘맛보기’ 경험으로 활용하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대학 시절은 사회적 역할과 의무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우면서도 많은 시간과 ‘젊음’이 있는 매우 매혹적인 시간이다. 기성세대는 사회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이 있으므로 때로는 후 세대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존재해 왔다.  따라서 이러한 것에 함몰되지 않고, 그 속에서 타인이 강조하는 가치가 아닌 나 자신의 눈과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스스로 앞길을 개척하기를 바란다. 또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진정으로 멋진 대학생과 젊은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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