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속의 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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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속의 아날로그
  • 이서은 기자
  • 승인 2011.05.0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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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을 지향하는 온라인 소통

<편집자 주> 웹을 유지하는 것은 시스템이지만, 웹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이다. 웹은 완전한 디지털 세계인 것 같지만 이를 풍요롭게 하는 것에는 네티즌의 아날로그적 모습 또한 담겨있다. 디지털 속에 숨어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파헤쳐본다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제도나 풍속, 또는 그런 유행을 뜻하는 ‘복고풍’이라는 단어는 어느 흐름에 따라 나타났다가 잊혀지기를 반복한다. 일상에서는 너무 빠르다 느낄 정도로 다양한 기술이 매일 쏟아지지만, 결국 ‘구식’이라는 단어가 붙어서 퇴색되어 간다. 이러한 기술 발전의 속도가 때로는 사람들에게 부담 또는 불편함으로 다가와, 종종 이전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소망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일상의 단면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기로 직접 써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모습 등이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그렇지만 기술은 일상생활에 녹아들어 다시 순방향으로 발전해간다. 우리가 편히 사용하고 있는 웹, 다시 말해 온라인도 이러한 형태를 잘 보여준다.


유용하지만 감성이 부족한 온라인 소통


하루에도 수천 건의 새로운 이야기가 온라인에 쏟아지고, 우리는 이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디지털 소통 창구로 전달한다. 바야흐로 디지털이 개인과 세상의 연결고리가 되어, 사람들이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것을 느끼고, 본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나 생각하는 바를 어렵지 않게 흘려보낼 수 있다.

많은 정보가 온라인에 존재하고, 온라인을 통해 인간관계까지 맺을 수 있으니, 이제 온라인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괜찮을까?

필자가 일하는 부서는 기술 이야기를 다양한 계층에게 전달하고 이에 대한 생각을 교환하며, 이를 또 다른 기술에 반영,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필자는 업무상 기술의 가치를 이를 필요로 하는 정확한 고객층에게 어떠한 채널로 전달할 것이냐를 자주 고민한다.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온라인이라는 채널이 매우 유용하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 온라인은 사람의 따뜻한 감정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아날로그 방식을 선호한다

조금은 외람된 예제이지만, 연인이 다투었을 때 메신저나 메일, 또는 전화만을 통해 서로의 견해차를 좁히고자 할 경우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견해차를 좁히고자 할 경우, 어느 쪽이 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은 이들이 후자가 더 빠르게 해결된다고 말할 것이다. 모든 면이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사람은 보통 내면적으로 타인과 직접 연결되어 서로를 느낄 수 있는 형태를 더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선호도는 디지털 문화에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모든 정보가 디지털에 있다면 도서 시장은 자연스럽게 사장될 것이다. 다양한 모바일 장치의 등장으로 기존 도서 시장이 영향을 받고는 있지만, 여전히 많은 도서가 출간되고 사람들이 인쇄된 책에서 정보를 습득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감정 이입, 다시 말해 오프라인의 따뜻한 감정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기로 책을 읽을 때와 인쇄된 책을 읽을 때 느낌이 다르다. 책장을 넘길 때 손에 잡히는 종이의 질감을 디지털에서는 표현할 수 없다. 이 작은 차이가 여전히 사람이 오프라인, 즉 아날로그적인 생활 방식을 그리워하게 한다고 말할 수 있다.
 

ⓒ 이가영 기자

긴밀하게 연결된 온라인과 오프라인

온라인이라는 디지털 환경은 아날로그, 오프라인 환경보다 접근이 쉽다.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고, 생각을 나눌 공간만 있다면 일반인도 사회적으로 유명한 사람들, 또는 대중 다수와 의견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환경은 사전에 검증된 사람만이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접근 장벽이 있다.

이러한 차이 속에서도, 이 둘은 묘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온라인에서 언급되는 이야기 중 다수는 우리의 일상을 기반으로 하며, 반대로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안들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례로 온라인에서 유명해진 한 사이버 작가는 연재해 온 글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했으며, 반대로 오프라인에서 유명해진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 좀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려 하기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상호 보완적이다. 오프라인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교류하고,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다수와 이야기를 나누기는 어렵다. 온라인은 오프라인과 반대의 장점과 단점을 가진다. 오프라인에서 유명해진 사람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려고 온라인 광고나 미디어에 출연하는 것도 이런 예이며, 온라인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쌓아온 유명세를 기반으로 오프라인으로 나와 사회와 연결되었을 때, 온라인과 다른 평가 및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도 좋은 예이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의 가치


필자도 업무의 특성상 꽤 많은  오프라인 세미나를 진행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려 노력하지만, 그 숫자는 매우 한정적이다. 그러나 사람 수가 한정적이라고 해서 온라인에만 치중할 수는 없다. 오프라인에서 진행된 세미나를 녹화해 온라인 사이트에 올리고, 반대로 온라인에서 작성된 글을 오프라인 매체에 정기적으로 기고하기도 한다. 온라인에만 치중하면 더 많은 이에게 의견을 전달할 수는 있어도, 기계적인 모습으로 시장에 비치거나 “도대체 이 사람의 진실된 모습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받는다.
왜 신문사가 아날로그적인 인쇄물에 신경을 쓰는지, 연예인이 타국에 직접 방문해 오프라인 팬 미팅을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비슷한 형태의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균형 필요해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 스마트폰과 같은 다양한 모바일 장치의 사용은 온라인 문화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모습을 실제 생활과 큰 차이가 없게 해주었다. 그렇지만 직접 부딪치고 어울리며 살아가는 것이 더 사람다운 모습이지 않을까? 어느 영화처럼 세상의 모든 이들이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나누고, 아바타로 자신을 표현하며 감정을 주고받는다면 점점 모든 것을 0과 1만으로 표현하는 기계적인 사회가 될 것이다.

기술은 문화와 결합해 비로소 그 가치를 발휘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 문화도 사람이 이용하는 것이기에 일상생활과 잘 섞이지 않으면 불편하고 이용하지 않느니만 못하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가진 두 얼굴을 잘 알고 있다. 이 둘의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기술의 발전과 사람의 가치의 균형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다시 말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적절한 융합도 복고풍이라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언제나 중심에는 사람이 좀 더 사람답게 지내고, 이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모습일 것이다.


글 / IT 칼럼니스트 백승주
정리 / 이서은 기자
 

‘백승주의 웹문화 돋보기’ 3부작 연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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